국내 동물약품 시장규모라고 해봐야 연간 5000억원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서 300개가 넘는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한다. 대기업의 참여도 있지만, 실정을 들여다보고 슬그머니 발을 빼기 일쑤다. 특히 최근 다국적기업이 국내시장 공략강도를 높이면서 국내 업체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모두가 “수출”, “품질”을 외쳐대지만, 현실은 따라갈 형편이 안된다. 영세한 업체들에게 수억원, 수십억원 이상 드는 연구시설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빼앗기기만 할 수 없다. 동물약품 공동연구시설(CRO)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CRO는 말 그대로 동물약품 업체들이 한데 모여서 연구를 하는 시설이다. 국제기준에 맞는 시생산 및 안전성평가기준 시설을 갖추고 있다. CRO는 고부가가치 동물약품 신약을 개발한다. 그리고 글로벌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전초기지가 된다. 업체들은 별 투자없이 세계 일류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베링거 써코백신과 같은 대박제품이 이곳에서 나올 가능성도 많다. 국내 업체들은 CRO를 내 연구소라고 여기고, 외국바이어들에게 당당하게 소개하면 된다. 이를 통해 ‘한국’과 ‘한국산’에 대한 신뢰도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CRO 건립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28개 업체가 참여희망 의사를 밝혔다. 계획대로 된다면, 정부지원(국비, 지방비)과 자부담 등 총 300억원이 투자돼 내년부터 3년간 공사에 들어간다. CRO는 영세한 동물약품 업계의 경영애로를 풀어주는 좋은 수단이 된다. CRO를 통해 한단계 더 발전하는 국내 동물약품 업계를 그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