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불안불안했지만, 스타트는 꽤 괜찮았다. 특히 올초 ‘관납’ 바람이 거셌다. 정부의 예산조기 집행이 업계를 들썩거리게 했다. 1분기 동물약품 판매액은 1천244억원. 지난해 1분기 1천44억원을 무려 19.1% 뛰어넘었다. 그렇지만, 장밋빛 행보는 오래가지 못했다. 항생제 대체제 ‘두각’…써코백신 최고 히트품목에 관납 조기집행 단기 효과에 그쳐…시장 ‘급속 냉각’ 동남아 넘어 수출선 다변화…공룡 기업간 짝짓기도 조기집행이 마무리되면서 시장분위기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또 다시 ‘불황’이라는 단어가 고개를 들었다. 결국 3분기까지 동물약품 시장은 3천409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3천165억원을 7.7% 따돌리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올해 첫 변수는 배합사료용 항생제 금지다. 클로르테트라싸이클린 등 7종이 배합사료에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사료공장은 대체품목을 구했고, 타이로신이라든가 티아물린 등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 항생제와 그리고 천연제품 등 항생제 대체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백신은 동물약품 최대 블루칩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관납 품목 수가 많아졌고, 도입규모도 늘어났다. 특히 농가인식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특히 써코바이러스 백신은 올해 빅 히트품목이면서 이슈메이커였다. 내노라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내걸고, 진검승부를 벌였다. 한 품목만으로 1년 180억원 매출이라는 빅히트 제품이 탄생하기도 했다. 올해 예상되는 써코바이러스 백신 시장 규모는 대략 250억원이다. 수출시장은 성장동력이 됐다. 8월까지 수출실적은 569억원. 전년동기 297억원을 92% 앞질렀다. 이중 원료가 242억원을 차지했다. 특히 동남아지역에서 탈피해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로 넓어진 것이 고무적이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동물약품 재평가를 두고서는 업무량과 비용면에서 큰 부담을 가지게 된다고 업계는 고충을 털어놨다. 다만, 도입취지와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바다를 건너서는 거대기업간의 연합전선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올초 화이자가 또 다른 거대 동물약품 기업 포트닷지(와이어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머크사는 3월 쉐링푸라우와 힘을 합치기로 합의했다. 동물약품 시장은 새해 또 다시 격동의 시기를 맞는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 기다리고 있고, 생약제제 허가기준도 시행된다. 재평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준비된 자만이 달콤한 열매를 따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