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700억원에는 동물약품 업계의 수출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듬뿍 녹아있다. 불과 3~4년전만 해도 수출은 그냥 남의 일이었고 포기설마저 나돌았던 것이 업계 분위기였다. 내수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은 다국적기업에 조금씩 밀려갔고, 출혈경쟁을 치르느라 상처는 점점 깊어만 갔다. 업계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수출이라는 카드를 집어들었다. 초창기 이리저리 수소문해 해외바이어를 찾았지만, 외면받기 일쑤였고, 품목 허가과정에서 수없이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제품력에 따른 클레임 사고가 적지 않았고, 잔뜩 손해만 본 채 짐을 싸고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확 바뀌었다. 동물약품 업계는 기술력으로 무장했고, 다시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수출관련 세미나는 수출담당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국산’ 동물약품 인지도는 올라갔고, 해외전시회에서 한국 부스는 상담하러 온 바이어들 때문에 늘 북적거렸다. 30%대에 머물었던 공장가동률은 수출납기를 맞추느라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그리고 열매를 따내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는 동물약품 우수 수출업체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였다. 그 어느 때보다 기쁨이 넘쳤고 표정이 밝았다. 또한 결연한 의지를 확인했다. 시상식은 동물약품이 갈 길을 제시했다. 정부 역시 가능성을 연 동물약품 수출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업계, 정부, 협회 등이 함께 일군 ‘희망’을 보여줬다. 동물약품 수출은 이제 막 첫단추를 뀄다. 누구도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한국이 동물약품 강국으로 올라서는 모습을 그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