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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으로 녹색성장시대 활짝 열자

■새해논단 /‘축산식품 품격 향상의 길’이문한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기자  2010.01.27 11: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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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출하 27개월로 단축…순수혈통 보전·장점 극대 개량사업 집중을
양돈 밀집다두 사육·열악한 사양환경 개선… HACCP 적극 도입돼야

요즘 우리나라의 주된 화두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대한민국 품격 높이기’이다.
2006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축산에 의하여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8%로써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등의 운송수단에서 발생하는 배출량(13%)을 능가한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보다 온실효과가 23배나 큰 메탄 발생량의 37%가 축산에 의하여 생산된다고 한다.
이 보고서 대로라면 축산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정부는 한우 출하월령을 30개월에서 27개월로 단축하고, 돼지 두당 출하두수(MSY)를 향상시켜 사료 소비량을 줄임으로서 생산성을 높이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유도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한우 농가는 한우 고기의 육질저하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육질의 본체인 육즙의 풍미는 적절한 마블링과 근내 지방에 함유된 올렌인산의 함량에 의하여 좌우된다. 그리고 적절히 숙성시킴으로써 질감을 부드럽게 할 수 있다.
1970년대 아니 1900년대 초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한우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한우와 외국종 육우를 접붙이는 시험이 광범위하게 수행되었다. 유전 형질이 뒤섞였더라도 피모의 색깔이 황갈색이면 한우인가? 그 동안 한우사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막대한 연구비가 사양관리개선에 투자되었다. 그 연구결과는 한우 농가에 어떻게, 어느 정도 보급되었기에 한우 농가는 출하월령 30개월 이상을 고집하고 있는가? 과거 광우병 사태 때 30개월령 이상인 소는 늙은 소라고 했다. 소비자인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
한우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일본 와규와 같은 특화는 불가능한 것인가? 순수한 한우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과감한 육종에 의하여 한우의 장점을 살리는 육종정책은 뜻없는 짓인가?
필자는 양돈산업이 넘어야할 가장 높은 산은 밀집다두 사육이고, 다음은 열악한 사양환경으로 보고있다.
이는 질병 유발의 근원이고 식품안전성을 위협하는 항생·항균제 오남용의 주범이다.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을 중심으로 HACCP이 양축장에 보급되고 있다.
최근의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약한 돼지를 조기에 퇴출하여 단위 면적당 사육두수를 줄이고, 사양환경을 개선함으로써 항생·항균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어떤 목적에서든 무늬만 HACCP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고 녹색성장을 이룰 수 있는 HACCP시행을 적극 권유한다.
인간이 미물이라 칭하는 물고기나 곤충은 오래 전에 기후변화를 알아차렸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이제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우리는 이 지구를 우리 손자들로부터 빌려 쓰고 있다. 새해부터는 열린 마음으로 녹색성장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국내산 축산식품의 값이 비싸면 비쌀수록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이 갖는 사회적 위화감이 크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비만, 고혈압, 당뇨와 같은 노인성 질병이 어린이에서 빈발하고 있다. 녹색성장의 바람을 타고 육류 소비 줄이기 캠페인이 멀지 않아 전개될 것이다.
보다 값싸고 안전한 축산식품을 소비자의 식탁에 올려 사랑받을 때 우리 축산식품의 품격은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