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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향상 - 소비부양책 병행 절실

■기류 / 당초 기대 못미치는 돈가…적자경영 시대 오나

이일호 기자  2010.03.20 1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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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예상 웃도는 출하량·각종 소비악재…1분기 가격 생산비 이하 형성
4천원 진입 불구 큰 폭 상승 기대난…올 돈가전망 하향 조정될 듯

올들어 돼지가격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더구나 생산비를 밑도는 돼지가격이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양돈농가들의 경영도 악화된 상태. 다행이 지육kg당 4천원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출하물량이 적지 않은 만큼 큰 기대는 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양돈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고공행진 기대 꺽여
올초만 해도 금년도 돼지가격은 지육kg당 평균 4천200~4천300원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뤄왔다. 지난해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더라도 수년간의 고공행진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1월부터 무너지며 1/4분기 돼지가격이 생산비 수준도 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소한 4천100원선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국 13개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가격은 1월 3천880원, 2월 3천940원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18일 현재 3천890원에 머물며 올들어 평균가격이 3천890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천490원과 비교해 무려 500원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돼지출하두수가 예상보다 늘어난데다 예기치 못한 소비악재가 연이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예년 겨울에 비해 돼지 성장이 빨랐을 뿐 만 아니라 써코바이러스 백신이 공급되면서 폐사율도 크게 감소, 돼지도축두수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올 1~2월 돼지도체등급판정두수는 233만1천598두로 전년동기 대비 3.9%가 증가했다.

■연이은 악재 소비 급감
돼지고기 소비에서도 큰 변수가 작용했다.
지난 겨울 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폭설과 강추위로 인해 각종 회식이나 모임등이 취소된데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조금씩 벗어날 조짐을 보여왔던 돼지고기 시장이 다시 얼어붙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여기에 대형유통점간 삼겹살 가격파괴 경쟁은 돼지고기 유통시장 자체를 뒤흔드는 초대형 악재로 작용, 상당기간 돼지고기 소비와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주)선진의 권혁만 양돈BU장은 “이들 유통점의 삼겹살 판매가격이 비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머리에 깊숙이 각인되면서 정상적으로 판매되는 가격이 오히려 비싸게 느껴지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 MSY18두는 돼야 안심
이러한 소비악재의 영향이 조금씩 걷히고 각급학교 급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돼지가격도 상승, 전국 13개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가격은 지난 18일 4천47원에서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추위로 성장이 지연된 돼지출하로 공급이 다소 감소하는 반면 학교급식과 행락수요가 늘어나면서 돼지가격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시기인 만큼 당분간 최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달들어 전국도매시장에 출하된 돼지두수가 19일 현재 일일 평균 2060두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5% 증가하는 등 최근의 공급추세를 감안할 때 가격 상승폭은 기대치를 밑돌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양돈농가들의 경영난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일부 육가공업체들이 올해 평균가격을 당초 예상치에서 100~200원 정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더구나 구제역 추가 발생과 세일판매 행사가 본격화될 대형유통점들의 가격파괴 재현 여부도 돼지가격 형성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주춤한 상황이지만 돼지고기 수입 역시 큰 폭의 가격상승을 가로막는 위험요소로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돈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평균 양돈생산성을 MSY 15두 수준으로 감안할 때 지육kg당 생산비는 4천100원 정도 될 것”이라면서 “따라서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올해 국내 양돈장들은 적자운영의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최소 MSY 18두 이상은 돼야 적자를 피할 수 있는 만큼 생산성 향상이 당장 ‘발등의 불’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양돈농가들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만큼 돼지출하두수 증가가 불가피, 근본적으로 국산 돼지고기 소비를 부양할 수 있는 대책 병행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