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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발생시 돈가 상승세 ‘발목’ 잡힐 듯

■초점 / “돼지도 구제역…돈육시장 ‘불똥’ 튀나” 양돈업계 촉각

이일호 기자  2010.04.14 11: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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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돈육소비·육가공업계 비축작업 영향 불가피…대형악재 될 수도
연중 최고가 시기에도 큰폭 상승 ‘기대난’… ’02년 상황재현 우려

종식선언 16일만에 다시 발생한 구제역이 돼지고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양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들어 폭설을 동반한 한파와 대형유통점간 삼겹살 가격경쟁 등 예상치 못한 악재에 시달려온 상황에 이미 한차례 경험한 구제역이 다시 발생하면서 전통적인 돼지가격 강세시기에 양돈농가들의 발목을 잡는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기 때문이다.

#돈가 하락 반전은 없을 듯
구제역 발생 다음날인 지난 9일 전국 13개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 평균가격은 지육kg당 4천4371원으로 전일보다 92원이 올랐다. 이번주들어서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3일 현재 4천498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구제역 발생사실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아직 발생 초기여서 체감할 만큼 시장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대해 유통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난 13일 “돼지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시점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구제역은 인수공통병으로서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갔던 신종플루 처럼 급격한 돼지고기 소비 위축은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제역이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언론에서 구제역 발생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데다 양돈장에서도 확인되며 돼지매몰 등 혐오스러온 장면들이 TV등을 통해 노출, 이해가 부족한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구매 기피로 이어지면서 향후 1~2주 동안은 구제역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비축작업에 돌입한 육가공업계 역시 일단 관망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그 설득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돼지출하 감소와 소비증가로 인해 돼지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시기인 점을 감안할 때 오름폭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기종식 여부 ‘관건’
만약 구제역이 확산된다면 상황은 악화될수 밖에 없다.
정P&C연구소 정영철 소장은 돼지에서는 발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8일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발생시점부터 3주간 돈가하락에 따른 피해가 최고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발생양상이나 시기가 이번 구제역과 비슷한 지난 2002년 발생당시의 돼지가격 변화 추세를 살펴보더라도 구제역이 돼지가격에 미치는 파장이 어느정도인지를 짐작할수 있다.
돼지가격은 대게 5월과 6월로 이어지면서 전월에 비해 각각 5~10%정도 높은 선에서 형성되며 연중 최고치를 보여왔다.
그러나 5월2일 첫 발생 이후 52일간 경기도와 충북 등 2개도 4개시군으로 확산, 돼지에서만 15건(소 1건)이 확인된 2002년 구제역 상황하에서 5월 한달간 평균 돼지가격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렀다. 이어 6월에도 지육 kg당 100원 정도 상승하는데 그쳤다.
(주)선진의 권혁만 양돈BU장은 이에대해 “당시 구제역은 5·6월 두달간에 걸쳐 예년의 상승폭 만큼 돼지가격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구제역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을 경우 신종플루로 인해 소비가 급감했던 지난해 보다는 좋겠지만 5천원대의 연중최고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양돈농가들은 이에따라 각종 악재가 이어지면서 돼지가격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데다 올하반기 부터는 돼지 출하 증가에 따른 돼지가격 하락마저 예고되고 있는 점을 감안 “올 한해 돼지농사를 망칠수 도 있다” 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