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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내지방도 60% 이상 유전력…꾸준한 개량 중요

시리즈기획 / 등급판정으로 본 수익향상기술 <2> 될성부른 소는 송아지부터 다르다!

기자  2010.04.21 13: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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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임종 소장 - (축산물품질평가원 대전충남지원 출장소)
씨수소 정액 사용·송아지 입식시 혈통등록 확인 필수
정확한 기록·관리 생활화…개량효과 극대화 이뤄야

축산물 품질 평가 현장에서 근무하다보면 소를 출하한 농장 경영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전화를 종종 받는다.
“지난번 출하한 소는 모두 1등급 이상을 받았는데, 똑같은 사료에 똑같은 사양방법으로 사육한 이번 소는 왜 2·3등급이 나왔냐. 혹시 소의 등급판정을 잘못한 것 아니냐”라는 항의성 전화이다.
농가 입장에서는 등급판정 결과에 의구심을 갖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농장 경영자와 대화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다 보면 경영자 스스로가 인정하는 원인이 있다. 소의 개체별 능력 차이가 그 이유이다.
고급육 평가 기준 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단연 근내지방도이다. 이를 증명하듯, 근내지방도는 등급판정 항목 중 경락단가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표 1>은 2008년 전국 도매시장에서 주요 등급판정 항목과 경락 가격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자료이다. 표의 내용에 나타난 바와 같이 암소와 거세소에서 근내지방도와 경락 가격과의 상관관계가 0.7이상으로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경락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근내지방도 수치가 높은 고급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표 2>의 한우의 주요 경제 형질별 유전력에 나타나 있다.
표의 내용에 나타난 바와 같이 고급육 생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근내지방도는 60%이상이 유전력에 의해 결정이 된다.
다시 말해 아무리 농가에서 사양관리나 사료, 환경 등에 정성을 기울여 사육한다고 해도 유전력에 의해 이미 60% 이상 고급육 여부가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농장에서는 근내지방도가 높은 고급육 생산을 생산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농장의 자체 한우개량이다. 개량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농가에서는 세 가지만 실천하면 큰 개량효과와 이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씨수소는 반드시 혈통등록 된 정액을 사용해야 한다. 정액비용 및 인공수정 시술료 등의 경영비를 절감하고, 다두사육으로 인한 개체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자연 종부를 실시하면 한우개량에 역행할 뿐 아니라 농가경제 나아가서 한우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브루셀라 등의 질병감염에 의한 폐해로 한우산업 전체의 존립기반을 흔들 수도 있다.
둘째, 번식 또는 비육을 목적으로 어린 송아지를 입식할 때는 반드시 혈통 등록여부를 확인 한 후 구입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경제적 손익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논문의 연구결과에 의해 검증돼 있다. 현재 송아지 경매시장에서는 등록우가 비등록우보다 20∼30만원 비싸게 거래되고 있지만 성축이 되어서는 비등록우의 성장지연 및 고급육 출현율 저하 등으로 100만원 이상의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고 있다.
또한 혈통등록이 안 된 송아지는 유전형질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연종부로 생산된 송아지라면 오랜 시간 한우개량에 투자된 정열과 비용의 효과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개량의 퇴화를 가져올 것이다.
셋째, 정확한 기록 관리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쇠고기 이력제가 2009년부터 유통단계까지 전면 실시됨에 따라 농가에서는 의무적으로 대행기관에 전산등록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대행기관에 신고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와 모의 개체식별번호를 정확하게 신고하는 것이다.
정확한 기록을 바탕으로 부와 모의 능력검정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에 의해 가축개량이 추진될 때 궁극적으로는 농가의 생산성 및 소득증대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암소 개량에도 관심을 높여 분만 관련 기록, 송아지 체중, 후대의 등급판정결과 등을 꼼꼼히 기록 관리해야 개량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축산업 중 젖소, 돼지, 닭 등은 이미 국제화되어 외국의 품종으로 개량이 이루어졌거나 현재 종축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우는 자랑스럽게 혈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사랑과 애착을 갖고 한우를 찾아 주었기 때문이다.
수입고기와 차별화시켜 지속적으로 국민들의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한우의 품질에 우수성을 널리 인식시켜야 하는데, 품질에 우수성은 한우농가의 끊임없는 개량노력을 통해서만 얻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