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돼지AI센터 설립기준과 함께 일선 양돈현장의 정액 관리가 대폭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구제역과는 무관하더라도 가축방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돼지AI센터나 정액 관리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공감대가 양돈농가들은 물론 돼지AI업계 내부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돼지AI센터의 경우 1개업체당 최소 수십개의 농장을 거래하고 있는데다 정액 운송담당자가 매일 수개소의 농장을 방문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 양돈농가의 90%이상이 상업용 AI센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단 한개의 AI센터라도 구제역 등 각종 해외악성전염병에 노출될 경우 치명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대부분 AI센터는 정액제조와 판매가 분리돼 있고 정액운송 담당자의 농장방문시 소독을 실시토록 하는 등 방역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예외적인 사례도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각 시도지사가 관리토록 돼 있는 돼지AI센터의 등록기준부터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등록기준이 돼지AI센터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내용만 담고 있고 그나마 웅돈의 유전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방역관련 규정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액제조와 판매의 분리를 의무화하는 등 우수AI센터인증기준의 일부를 등록기준으로 적용하되 이를 위한 시설자금이나 AI센터간 통폐합 지원대책이 정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우수AI센터인증기준을 강화하고 인센티브는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함께 양돈농가에서는 정액보관고를 가급적 농장 입구에 설치, 정액운송담당자의 농장진입 자체를 차단하고 정액주문도 최소화 하는 등 정액운송 과정에서 발생할수 있는 질병오염의 가능성을 최소화시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 현장수의사는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농장 깊숙이 위치한 사무실에 정액보관고가 비치돼 있거나 그나마 별도의 정액보관고 조차 없는 사례도 적지 않다”면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일주일에 몇 번씩이나 정액을 주문해 사용하는 농가도 많다”며 깊은 우려를 표출하기도 했다. 돼지AI업계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 잘못된 정액관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농가계도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돼지유전자협회 정관석 회장은 이와관련 “농장입구에 정액보관고를 설치토록 하고 정액배달은 일주일에 한번씩 이뤄지는 등 안전한 정액관리 정착을 위해 생산자단체와 연계한 캠페인 전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보다 위생적인 정액생산과 공급을 위한 돼지AI업계의 자정노력도 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