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천만두 상회…돈육수입 감소해도 가격 하락 불가피 육가공시장 활성화·‘웰빙식품’ 홍보 등 중장기대책 병행 # 6~11월 공급 급증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분기부터 모돈 사육두수가 급격히 증가, 이들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오는 9~10월경에는 돼지출하두수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농촌경제연구원 허덕 박사는 내달 사육두수가 985만두로 전년동월 보다 9.0%, 9월에는 1천8만두로 6.7%가 각각 증가,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량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에따라 돼지고기 수입량이 지난해와 비슷하더라도 오는 6~11월 전체돼지고기 공급은 전년동기 보다 7.9%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P&C연구소 정영철 소장은 “통상 모돈수가 증가하면 11~12개월 후 비육돈 두수 증가와 함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다”며 “내년 6월까지는 이미 출하두수가 결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양돈협회 정선현 전무이사와 (주)애그리퓨리나 강화순 이사 역시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었다. 정전무와 강이사는 다만 모돈두수 증가는 높은 폐사율을 감안해 일선 양돈농가들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모돈까지도 끌고가는 추세가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 올 하반기 사육두수가 최고점을 기록한뒤 점차 조정국면으로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 소비는 점차 회복 올 상반기 돼지고기 소비에 악재로 작용했던 요인들이 하반기에 들어서며 얼마나 해소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허덕박사는 “지난 2000년과 2002년 두차례에 걸친 학습효과로 인해 구제역으로 인한 소비감소가 예년수준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해도 여전히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정선현 전무도 구제역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감하면서 기상이변과 천안함 사태에 따른 국가적 애도분위기가 겹치며 돼지고기 소비가 ‘냉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있고 국제돈가 역시 상승세에 있는데다 6월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달말부터 돼지고기 소비가 예년수준으로 치고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강화순 이사는 소비보다는 수급 상황에 비해 돼지가격이 너무나 낮게 형성되는 ‘시장왜곡’ 현상을 더 큰 문제로 지목했다. 강이사는 “대형유통업체들이 돼지고기를 미끼상품화, 소비자들이 말도 안되는 가격을 정상가격으로 오해하는 등 시장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로인해 정상가격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정육점 판매가 부진, 결과적으로 도매시장가격 하락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유통자체가 완전히 망가져 버린 만큼 그 개선여부가 하반기 가격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 모돈 천두 늘면 9원 하락 그러나 돌발 변수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 돼지고기 소비가 점차 회복된다고 해도 올하반기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은 피할수 없다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간담회 참석자 대부분이 9월부터 돼지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10월에 이르러 평균 3천600원~3천700원선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았다. 정영철 소장은 “10년간의 추세를 분석한 결과 모돈 1천두가 증가할 때 마다 12개월 뒤 지육가격이 kg당 8.831원씩 하락했다”며 “더욱이 돼지출하가 5% 늘어나면 가격은 10~20%이상 하락할수 밖에 없는 만큼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돼지가격이 올 4분기에는 4천원대가 무너지면서 평균 3천600원대, 내년 1분기에는 3천50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덕 박사도 국산돼지고기의 대체육이라고 할수 있는 쇠고기수입량이 지난 4월에는 전월보다 22%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6월을 정점으로 돼지가격이 점차 하락, 9월에 3천900원~4천100원, 10~11월에는 3천500원~3천900원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강화순 이사의 경우 하반기 가격하락은 불가피한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오는 10월에만 3천원대(3천800원)로 내려 앉을 뿐 11월 평균가격이 4천원대는 유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희망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수요 측면만을 감안할 때는 지금까지 변수로 작용했던 요인들이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높고 돼지고기 수입감소 역시 국내산 공급증가에 따른 충격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그 배경이 됐다. # “돼지고기도 웰빙식품” 이에따라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조절을 통한 단기대책과 함께 중장기 대책도 함께 추진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단기대책으로 하반기 돼지가격 하락 전망에 대한 ‘조기경보’를 통해 양돈농가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모돈을 적극 도태, 사육두수를 조절해 나가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중기대책으로는 육가공품 시장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간담회를 주재한 양돈협회 이병모 회장은 “한우소비의 40%가 구정이나 추석명절에 이뤄진다는 말도 있다”면서 “이번 추석에는 저가가 아닌 고급 육가공제품 판매가 많이 될 수 있도록 홍보와 함께 제품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웰빙식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그 소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오리고기의 사례가 집중 조명되면서 ‘돼지고기도 웰빙식품’이라는 소비자 인식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웰빙에 초점을 맞춘 돼지고기 소비홍보와 함께 각종 안심과 후지를 이용한 각종 요리개발 및 보급도 시급하다는 것이다. 정영철 소장은 수매를 통해 경영비 보전이 이뤄지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돼지가격 안정을 위한 장기대책으로 돈가안정기금 조성을 통한 수매제도 도입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양돈자조금을 통한 마케팅 사업이 현지에서도 지난 10년간 가장 성공한마케팅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며 자조금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양돈자조금관리위원회 고진각 사무국장은 이에대해 비중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정부의 자조금사업에 대한 최종 승인을 계기로 각종 소비홍보 사업이 곧 전개될 것이라면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고국장은 다만 편중된 소비문화를 바꿔보자는 초창기 사업 방향과는 달리 자조금이 ‘전가의 보도’ 처럼 인식되고 있는 최근 추세에 깊은 우려를 표출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되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흔들림없는 사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혀 공감을 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