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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리저장조 안전사고 ‘비상’

“단 1회 호흡만으로 목숨 잃을수도”

이일호 기자  2010.05.24 10: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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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수년간 관련사고 급감 양돈현장 불감증 확산 우려
가스보다 산소결핍 더 위험…예방대책 마련 시급


얼마전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평택의 양돈장 사고를 계기로 정화조는 물론 슬러리 저장조 작업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슬러리 저장조 관련 사고가 크게 감소하면서 양돈현장의 안전의식이 희석된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 양돈컨설턴트는 “수년전만 해도 인사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슬러리 저장조에는 가급적 접근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게 양돈장의 철칙처럼 여겨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저장조 뚜겅을 열어보거나 심지어 별다른 안전장비 없이 저장조 안으로 들어가는, 아찔한 광경까지 종종 목격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양돈농가 대상 안전예방교육은 언제부터인가 중단됐고 각종 사양관리지침서에도 관련내용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슬러리 저장조 작업의 위험성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 양돈농가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침전물이나 수중모터 고장, 폭기시설 막힘 등으로 인한 저장조내 작업의 필요성은 여전한데다 별도의 안전사고 예방 시설은 지금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단 저장조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1차 피해자인 작업자는 물론 구조에 나서는 주변사람들까지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도드람환경연구소 조준희 이사는 “저장조에서 발생하는 인사사고는 대부분 가스 질식이 아닌 산소결핍이 원인”이라며 “저장조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 얼굴을 집어넣는 행위만으로 사망할수 있을 뿐 만 아니라 방독면에만 의존해서도 안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공기중에는 산소가 20%정도 존재하지만 산소농도가 6% 이내로 떨어질 경우 단 1회의 호흡으로도 절명할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장조 내부는 미생물에 의한 산소 소모가 많은데다 저장조 뚜겅을 열어놓는다고 해도 슬러리를 빼낼 때 그 안에 녹아있던 가스가 분출되며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산소를 다시 밀어냄으로써 산소농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저장조 작업전 가스탐지와 산소농도 측정 및 작업줄 이상유무 확인과 함께 안전장비 착용, 작업중 휴식시간 엄수 등 저장조 안전사고에 대한 양돈농가들의 이해와 경각심을 높일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조준희 이사는 이와관련 “저장조 안전사고는 모든 양돈농가들이 안고 있는 과제이지만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거나 이해가 부족한 농가들이 많다”고 전제, “미생물제제를 이용해 고체화된 침전물을 용해시켜 저장조 작업의 필요성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예방법 가운데 한가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