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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위험성 저평가 돼있다

이일호 기자  2010.05.26 09: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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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항체양성률 평균 78% 그쳐…방역당국 집계와 16%P 차이
70일령 항체양전 44%…상당수 40~100일령 감염에 취약

양돈협, 2009 질병실태조사 보고서


돼지열병에 대한 위험성이 실제 보다 저평가 되고 있음이 다시한번 확인됐다.
대한양돈협회(회장 이병모)는 지난 24일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양돈자조금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 ‘2009년도 전국 양돈장 질병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선일 교수에 따르면 전국의 194개 농가, 8천567개의 시료를 검사한 결과 평균 78.4%의 항체양성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88.2%로 가장 높은 반면 경북은 72.6%로 가장 낮은 항체양성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돼지열병 항체양성률이 95.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방역당국의 채혈검사 결과와 무려 16%P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박선일 교수와 수의전문가들은 채혈검사 일령의 차이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방역당국의 경우 도축장 출하돈과 90~105일령 이상의 성돈을 대상으로 한 채혈 검사만을 토대로 항체양성률 집계가 이뤄지는 반면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모돈 3개구간 등 모두 8개구간에 걸쳐 채혈검사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결국 40일과 60일령 두차례에 걸친 돼지열병 백신접종이 의무화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양돈농가들이 이를 무시한채 출하직전에 실시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과정에서 돼지열병의 항체양전일령을 분석한 결과 194개 농장 가운데 70일령에 항체가 양전, 정상적인 백신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는 43.8%로 절반이 채 되지 못했다.
반면 30.2%가 100일령 이후 항체 양전이 관찰돼 적잖은 농장에서 1차 백신접종이 지연 또는 누락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선일 교수는 “해당농장들의 경우 항체가 없는 2개월(40~100일령) 사이의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모돈의 경우 면역수준이 양호하지 못한 농가도 47%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 2008년 9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실시된 서울대학교 박봉균 교수의 ‘돈열청정화 기초조사’ 결과와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ARPC연구과제로 이뤄진 당시 조사 결과 개체별 양성률은 74%(120일령 이상)에 머문데다 60~90일령의 항체양성률은 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사 결과는 돼지열병에 대한 양돈업계의 경각심과 함께 백신접종에 대한 사후 관리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보여준 명확한 근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항체 양성률이 90% 이상을 유지하는 방역당국의 집계에만 노출돼 있다보니 돼지열병의 위험성을 실제 보다 낮게 판단하고 있는 추세가 양돈업계 저변에 확산돼 있다는 것이다.
박선일 교수는 이와관련 돼지열병 백신접종 스트레스 완화제 보급과 함께 농장단위의 예방접종 감시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