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의사는 지난달 26일, 제주 관음사 북서쪽에 있는 목장부지 임야 4만6000평을 제주대에 기부했다. 시가로 치면 250억~300억원 상당이라고 한다. 제주출신인 그는 광주전남지역 수의사회장을 지냈다. 광주지역 축협과 낙협조합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수의사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을 잊지 못해 지난 80년, 마을 인근에 있는 목장을 인수해 애지중지 가꿨다. 여기에서 사슴, 소 등 가축을 사육하고, 가시덤불이라든가 잡목을 제거했다. 그러는 동안 자신 뿐만 아니라 목부들이 만성적으로 앓아온 폐결핵, 고혈압 등이 자연치료되는 경험을 하게 됐다. 김 수의사의 바람은 우리나라 최고의 노인요양 시설. 그는 자연이 준 혜택을 다른 노인들과 나눴으면 한다고 기부배경을 밝혔다. “보물창고와 같은 자연을 혼자 독점할 수는 없어요. 고통받는 환자들이 함께 이용토록 하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돈을 버렸다. 대신 행복이라는 선물을 얻었다. 김 수의사가 실천한 ‘나눔의 미학’은 돈이 ‘세상의 전부’라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