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육 고급화로 경쟁력 갖춰 시장 개방 대비해야 한·미 FTA가 체결 되었고, EU와도 체결을 앞둔 상황에서 수입산 돼지고기와 국내산 돼지고기가 한판승부를 벌여야 할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승부를 펼칠 무기가 거의 없다. 유일한 무기는 품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양돈업의 현실을 들어다 보면 품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가장 큰 문제점은 비육후기 처리를 거의 실시 않고 있다는데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2010년 통계에 따르면 2009년 국내 양돈사료 총 생산량 5,330천톤 중 비육후기 사료 생산량은 257천톤으로 4.8%에 지나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료급여 단계에 의하면 25~30%정도 이루어져야하는 비육후기 처리가 생략되고 있다는 결론이다. 이로 인해 과체중(과지방) 돼지를 생산하게 되고 품질저하를 불러오고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양돈농가에서 젖먹이 또는 육성돈 사료를 비육후기까지 급여하고 있는 이유는 있다. 속성 사육을 통해 회전력을 높이고, 출하체중에만 도달하면 유통업자 들이 매입해 가져가기 때문에 현행 사육방법이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소모성 질병 등으로 인한 자돈 폐사, 환경규제 등으로 생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면 맞는 말일수도 있다. 그러나 돈육시장이 완전 개방되어 수입산 돼지고기가 밀려 올 때를 생각해보자. 수요와 공급의 경제법칙을 고려할 때 과연 지금과 상황이 같을까? |
각 등급별로 1두당 5만 원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여 유통시장에서는 고급육에 대한 차별화가 확실하게 형성되어 있다. 즉 고품질 돈육을 생산하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사육하면 고품질 돈육을 생산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세 가지 실천을 주문하겠다. 첫째, 종돈개량이다. 번식에서 최종교배 종돈으로 육질형 정액을 사용해야한다. 2010년 현재 1+등급 출현율은 2.5%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아직 육질에 대한 개량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육질등급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인 지방침착도는 유전력과 60%정도의 고도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고급육 생산의 선결과제는 육질형 종돈으로의 개량에 있다고 하겠다. 둘째, 비육후기 처리 사양관리를 준수해야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국내 양돈업의 현실은 비육후기 처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 발달이 왕성한 시기에 고열량의 사료를 급여하여 과지방 돈육을 생산함으로써 육질 저하 및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항생제 잔류로 인한 돈육의 안정성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비육후기 처리를 준수해야한다. 셋째, 자돈의 이유 시 암·수를 분리해서 사육해야한다. 농협 서울공판장의 지난해 돼지 성별 경락가격을 살펴보면 성별 분리사육이 왜 필요한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분석 결과 거세돼지가 암퇘지에 비해 등지방두께에 의한 경락가격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세돼지에서 과지방(떡지방) 도체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돼지는 유전적으로 성장형태가 달라 지방의 축적정도는 거세>암, 살코기 축적량은 암>거세, 사료섭취량은 거세>암 등의 특징을 보인다. 이와 같이 거세돼지는 사료를 많이 먹고 지방축적을 많이 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분리사육을 실시하여, 사료급여량을 조절함과 동시에 비육후기 처리 과정까지 준수할 때 고품질 돈육을 생산해 낼 수 있다. 봇물처럼 밀려들어올 수입산 돼지고기 앞에서 고품질 돼지고기를 생산하여 경쟁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제는 행동으로 실천할 때이다. 망우보뢰(亡牛補牢) 즉,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돼지고기의 품질고급화에 매진하자. 이하복 차장(축산물품질평가원 대전충남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