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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주도 산업구조 개편 아닌가”

이병모 회장, ‘축산기업 육성’ 정부 방침에 우려표출

이일호 기자  2010.07.19 09: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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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이병모 대한양돈협회장이 정부의 축산식품 글로벌 기업 육성 방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출했다.
이병모 회장은 최근 본지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 방침은 기업주도하에 축산업을 이끌어 가겠다는 취지”라면서 “그러나 농가 입장에서는 위험한 발상일 뿐 만 아니라 국내 축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축산업 구조가 개편될 경우 자신의 의지에 따라 가축을 출하할 수 없게 된 농가들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기업에 예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기업들은 농장관리나 경영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자신들과 관계된 농장의 지속적인 규모화를 추진, 이 과정에서 상당수 농가들이 양축을 포기하게 되고, 이는 곧 급격한 농가수 감소와 함께 생산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병모 회장은 “미국의 타이슨푸드나 태국의 CP, 브라질의 JBS, 칠레의 아그로수퍼 등 정부가 모델로 삼고 있는 다국적 축산기업이 번성한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넓은 국토면적과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농장규모화를 추진할 경우 우리나라에는 과연 몇 개의 농장이 존재할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전업규모 농장의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 축산업은 환경부터가 이들 나라들과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현실은 감안하지 않은채 해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려 한다면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회장은 이에 따라 민간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농협 역할론’ 을 거듭 강조했다. 무엇보다 농협의 도축능력을 확대, 농가들에게 안정적인 출하기반을 제공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모 회장은 다만 “무조건 기업은 안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면서 “기업의 경우 풍부한 자본과 인력을 토대로 국내산 축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가공과 유통부문에 집중하되 정부 역시 이러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