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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요건 간소화로 효율성 증대”

■까다로운 동약 허가제 대안 각광… ‘신고품목제’ 성과와 과제

김영길 기자  2010.07.28 15: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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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동물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야만 시장에 비로소 나올 수 있다. 그 관문이 바로 품목허가다. 조금이라도 효과가 의심되거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아무리 획기적인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햇빛을 보지 못한다. 그 만큼, 허가제도는 냉정하다. 그리고 까다롭다. 많은 동물약품들이 허가과정에서 고개를 떨구기 일쑤다. 동물약품 업계는 하나같이 “허가만 득해도, 강물 반은 건넌 것이나 다름없다”며 쉽지 않은 허가과정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이 때, 업계 시름을 덜어준 것이 동물약품 신고품목제이다.

동약협회 신고만으로 가능…업계, 보조사료 영역서 속속 회귀
경구용 국한 적용 품목 확대·비용 현실화 등 제도정비 요구
카피제품 시장 난립 과잉경쟁 우려…품질 매진 더욱 강조돼

신고품목제는 비타민제 등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동물용의약품의 경우, 한국동물약품협회 신고만으로도 제품 출시를 가능하게 한 제도이다. ‘동물용의약품등취급규칙(농식품부령)’, ‘한국동물약품협회 신고대상 품목에 관한 규정(농식품부고시)’ 등이 마련되면서 지난 2007년 1월 1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신고품목제는 동물약품이라는 명패를 달 수 있는 가장 빠른 수단이 됐다.
지난해 신고품목제를 통해 동물약품 허가를 받은 품목은 총 423건. 축수산용이 136건(32.15%), 애완용이 287건(67.85%)이다. <표 참조>
여전히 애완용이 과반 수를 넘어서고 있지만, 시행초기에 비해 축수산용 동물약품 비중이 꽤 커졌다. 보조사료 영역으로 빼앗겼던 제품이 다시 동물약품 영역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허가요건이 간소화돼 업무효율성이 높아지고, 시간도 크게 절감됐다. 특히 한국동물약품협회가 신고절차를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을 함으로써 신고품목제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신고품목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예를 들어, 수출 시 검역원이 영문인증서를 발부해 수출상대국의 요구사항을 해결해 주고 있다.
신고품목제는 성공적인 정착단계를 거쳤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제도정비가 필요하다. 업계는 신고품목 대상을 확대해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경구용 제제에 그치지 말고, 살포제 또는 도포제 등도 신고품목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는 내용이다.
생약제제 등 천연제제 역시 신고품목 대상으로 포함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서류간소화, 비용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허가가 쉬워진 만큼 카피제품 난무도 우려된다. 이에 대해서는 업계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좀 팔린다"고 무턱대고 출시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특색있는, 그리고 차별화돼 있는 제품으로 무장해야 한다.
신고품목이라고 해도 무늬만 동물약품이어서는 안된다.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동물약품으로서 위용을 뽐내야 한다.
한 동물약품 관계자는 “그간 규제와 감시 대상으로 여겨졌던 동물약품 산업이 자율과 책임의 시대로 전환됨을 의미하고 있다. 더욱 품질관리에 매진해야 할 때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