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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약 유통시장 일대 회오리 예고

■뉴스&분석/ 내년 수의사처방제가 실시되면

김영길 기자  2010.08.16 11: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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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불과 7~8년 전만해도 동물약품은 사료공장을 통해 70% 이상이 판매됐다. 그렇지만, 지금은 30% 이하로 뚝 떨어졌다. 대신 도매상과 동물병원이 그 자리를 꿰찼다. 수년 사이 동물약품 유통망 패러다임이 확 바뀐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는 승승장구했고, 일부는 맥없이 푹푹 쓰러졌다. 변화를 읽고 대처한 기업이 결국, 승자로 살아남았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일쑤다. 동물약품 유통 시장에 또 하나의 강력한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바로 수의사처방제다.

동물병원 ‘날개’…도매상 새로운 돌파구 요구
제조·수입업체 변화대응 새 마케팅 전략 짜야

수의사처방제는 미래가 아니다. 코 앞의 현실이다. 올 하반기 입법이 예정돼 있고,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된다. 그리고 내년부터 시행된다.
적용품목은 동물 및 인체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약품부터 점진적으로 확대된다. 처방전 발행주체는 동물병원 수의사와 농식품부 장관이 정하는 수의사로 제한된다.
처방제는 동물약품 유통망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 분명하다.
처방제는 아무래도 처방전을 발행하는 동물병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병원은 현재 동물약품 유통경로 점유율이 7%에 그치고 있지만, 20%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도매상은 새로운 돌파구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수의사를 고용해 동물병원을 오픈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대형 도매상은 여전히 위세를 떨칠 전망이지만, 영세 도매상은 점점 비중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동물약국은 주사제 등 일부약품을 제외하면 처방전을 끊지 않고서도 동물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축산단지를 중심으로 동물약국 수가 늘고, 취급 품목이 다양해 질 것으로 보인다. 동물약품 유통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올라설 수 있다.
제조·수입 업체들은 이러한 유통망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신형철 한국동물약품협회 전무는 “시장흐름을 읽는 것이 바로 경쟁력이다. 외국 및 인체 처방제 사례를 살피고,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처방전을 발행하는 수의사를 겨냥해 정확한 제품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을 이끌어 낼 고급 기술영업을 펼쳐야 한다. 수의사들과 파트너십을 꾸리는 등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내부조직을 처방전약 PM, 일반약 PM, 보조사료 PM 등으로 개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조금 무리수이기는 하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수의사 기술지원팀을 동물병원으로 분사하는, 이른바 직영 동물병원 방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처방전 해당품목의 경우 20~30% 가량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도매상, 동물병원, 약국 등 유통경로별 세분화된 영업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수의사들은 효과가 입증되고, 인지도가 있는 동물약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카피제품보다는 오리지널 제품이 인기를 끌게 된다. 업체들은 결국, 우수제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수의사 역시 실력이 없으면 농가들로부터 외면받게 된다. 실력을 쌓아야만 한다. 처방제를 통해 질 높은 수의서비스가 축산농가들에게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상무는 “처방제는 동물약품의 안전한 사용과 국민보건 향상을 기본요건으로 한다. 농가들은 특히 적절한 약을 쓰고, 빨리 치료하게 되면, 오히려 약값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