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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 이바지…‘축산 파수꾼’ 선봉역할 충실

■축산논단/ 노천섭 사무총장(대한수의사회)

기자  2010.08.18 14: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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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구제역 방역교육, 수의사들이 앞장서자

구제역을 성공적으로 근절시킨 주역들이 축배를 들고 있다. 그러나 영 맛이 안 난단다. 9, 10월 쯤 다시 유입될 수 있다고 예견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 무드가 언제까지 갈지 가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야로 헌신하여 구제역을 성공적으로 근절시킨 모든 이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내면서 필자도 은근히 걱정이 되긴 마찬가지다.
일본은 이번 미야자키에서 발생한 구제역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믿지만, 구제역 예방접종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중국은 여전히 우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예방접종을 받은 가축은 병에 걸려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관리자조차도 모르고 지나가는 수가 많다. 따라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시키는 환축이 매매나 도축을 위하여 계속 이동되기 때문에 질병을 다른 곳으로 전파시킬 수 있어 그만큼 근절도 어렵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중국과 인접하여 있고 교역량과 방문객 수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의과학검역원에서 최선을 다하여 막아 주겠지만, 먼지와 같은 바이러스의 유입을 제한된 조직과 사람의 능력으로 100%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축산농가는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하며 스스로 방어태세를 완비하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열악한 사육시설 때문에 ‘방역요령’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적용 지키기 어렵다고 푸념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 실천하면서 점차적으로 방역수준을 높여가면 된다.
몇 차례의 악성가축전염병을 경험하면서 농가의 방역의식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내 농장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법 나온다. 이러한 분위가가 식지 않고 계속 유지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방역당국과 관계자들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 일에 임상수의사들이 일익을 담당해 줄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한다. 이번 구제역 발생 현장에는 최초 환축 신고에서부터 역학조사, 진단 및 유전자분석, 살처분, 매몰 등에 이르기까지 수의사들이 관여하지 않은 곳이 없다. 따라서 수의사 없이는 가축전염병의 예방과 근절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축산농가를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이 재인식하게 되었다.
이번에 최선을 다했던 그런 모습으로 수의사들이 앞장서서 농가들에게 구제역 예방교육을 지속적으로 시켜주었으면 한다.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우선 수의사들이 먼저 스스로 농가교육에 앞장서 주었으면 한다.
진료를 위하여 농가를 방문할 때마다 축산인들에게 전염병 예방에 필요한 지식들을 전수하고, 함께 축사와 축사주변을 둘러보면서 문제점을 찾아 개선시켜 나간다면 구제역과 같은 악성가축전염병이 더 이상 발생하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수의사들 스스로 진료위생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 자체가 축산인들에게 산교육이 되기 때문이다.
수의사들은 “수의사로서 전문지식을 다하여 동물의 건강을 돌보고 질병의 고통을 덜어주며 공중보건향상에 이바지 한다.”는 수의사 신조를 실천해 나감으로써 축산인들의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서로가 신뢰할 수 있어야 우리 축산이 살고 수의사들의 존재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