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협, 94년 이후 감염사례 없어…정정보도 강력촉구 올들어 안전성을 빌미로 한 대중매체들의 검증안된 ‘축산물때리기’가 연이어지면서 농가들이 골병들고 있다. 그러나 축산업계의 대응은 ‘사후 약 처방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영방송인 KBS 2TV는 지난달 29일 방영된 교양방송프로그램 ‘비타민’을 통해 덜익은 돼지고기 섭취시 ‘낭미충’으로 인한 치매 등 뇌질환 가능성을 제기하며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혀 먹어야 식품으로 지목, 소비자들을 경악케 했다. 그러나 대한양돈협회를 비롯한 양돈업계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돼지고기는 낭미충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양돈협회에 따르면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박봉균 교수에 문의한 결과 1994년 이후로 국내에서는 동 병원충으로 인한 인체감염이나 병원충 발견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돼지에 대한 검역이 대폭 강화됐을 뿐 만 아니라 청정화된 사육환경, 그리고 인분 대신 사료를 급여하기 시작하면서 낭미충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양돈협회는 이에따라 지난달 30일 전국에서 상경한 200여명의 양돈인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의 KBS본사를 항의방문, 반론 및 정정보도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돼지고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함에 불구하고 시판중인 돼지고기가 이러한 병원충에 오염된 것처럼 보도, 가뜩이나 FTA 추진 및 돼지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양돈농가와 관련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양돈협회 이병모 회장과 김건호 부회장, 이병규 부회장 등과 면담을 가진 KBS 고위관계자는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과정을 거쳐 정정 보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다음날엔 주요 언론과 인터넷 매체들까지 앞다퉈 관련내용을 보도, 각종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돼지고기 낭미충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상태인 만큼 양돈업계의 요구가 모두 관철된다고 해도 시장에 대한 충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닭고기 제품의 항생제 문제를 거론한 일부 소비자단체의 보도자료와 비전문가의 견해가 어떠한 검증과정도 없이 주요언론에 연이어 보도되면서 야기된 논란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사태가 발생, 축산물 전체에 대한 소비자불신 확산까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언론 등을 통해 발표된 내용은 수습하기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사건이 터진후 대응하기 보다 평소 언론에 대한 축산물안전성과 축산업계의 노력 등이 체계적으로 홍보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