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많이 생산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품질좋고 안전한 축산물 생산이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복지"가 조금씩 중요한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동물복지형 축산을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담음으로써 모든 축산농가가 안고 있는 문제와 품고 있는 비전, 발현되어야 할 미래가치를 소중히 생각해 보길 바라는 뜻에서 동물복지 선도농장을 소개한다. -도곡리농원- ◆법인명(농장명) 도곡리농원 ◆대표 강성운 ◆주소(연락처) 충북 단양 내포 읍 도곡리 136-4 T.043-422-3775 ◆면적 7,603m²(2천3백평) ◆사육두수 8천수 ◆사육형태 산란계 |
사양관리 인위적 개입 자제 스트레스 발생 요인만 제거 충북 단양군 도곡리농원에는 동물로서 행복할 권리를 인정받고 사는 닭이 자라고 있다. 이곳 농장주는 ‘행복해야 할 사람의 권리처럼 그들도 자유를 누리고 본능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닭은 마음껏 날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계사와 횃대, 나무 그늘과 풀밭을 오간다. 때는 오전. 닭이 난상에 알을 거의 다 낳았다 싶은 시간이 되면 농장주는 닭장 문을 활짝 연다. 지난 하룻밤 계사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서둘러 나오려고 뒤에서부터 튀듯이 날아 나오는 녀석들도 있다. 닭이 이렇게 활동성이 높아진 것은 제 본성을 있는데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농장주의 배려와 자연환경 때문이다. 닭들은 나오자마자 풀섶을 헤치며 자연산 먹을거리를 찾고 앞다투며 달리기도 하며 각양각색으로 해방을 만끽한다. 때는 오후. 탁탁 탁탁. 바가지를 부딪히는 소리를 내자 저 멀리 개울가 너머에서, 우거진 수풀 사이에서 소리가 난 곳으로 뛰쳐나온다. 그러고는 곧장 소리를 낸 농장주의 발끝을 놓칠새라 줄지어 졸졸졸 따라간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출타했던 닭들이 바가지 소리를 듣고 계사 주변으로 모이자 농장주는 계사 곳곳을 돌며 급이기 하나하나에 사료를 바가지로 푸짐하게 담아놓는다. 닭은 수탉 한 마리와 함께 암탉 예닐곱마리가 한 식구가 되어 먹고 싶은 만큼 사료를 먹는다. 충분히 식욕을 채운 녀석들 일부는 분변토가 싸인 바닥의 움푹 파인 곳에 배를 묻고 가만히 앉아 조는듯 쉬는듯 휴식을 취한다. 일부는 횃대에 올라가 날개를 탁탁 치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농장주는 계군별로 머무는 계사 주변에 펼쳐진 일정공간의 숲을 둘로 나눈 뒤 먼저 한쪽의 풀과 벌레를 먹으며 마음껏 놀도록 공간을 제공한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그곳은 벌거숭이 땅이 된다. 그러는 동안 다른 한쪽에는 온갖 풀들과 벌레들이 쑥쑥 자라나 닭들에게는 환상적인 공간이 된다. 닭은 다시 이 새로운 땅으로 인도되어 자연식과 운동, 자유를 만끽한다. ◆닭을 사람처럼 존중하는도곡리농원의 원칙 5 1. 스스로의 생체리듬에 따라 맘대로 먹을 수 있게. 도곡리농원은 닭의 본능과 활동성을 철저히 배려한다. 그들에게 남아있는 야생에서 자랐던 유전인자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놓아둔다. 닭의 먹이활동에도 야생의 본능을 적용하도록 조절한다. 닭에게도 물은 매우 중요한 요소여서 고여서 썩지 않게끔 항상 흐르도록 해서 맑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2. 닭 스스로 생존능력 높이게, 간섭하지 않는 환경 제공. 개체들에게 자리 익히기를 하는 방법을 초기에는 인위적으로 강제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낯선 곳에 적응하지 않고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려는 그들의 본성을 알고는 살아갈 환경과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적응하도록 유도하기 시작했다. 계사 바닥은 어린병아리가 들어왔을 때 발을 딛고 부리로 헤치면서 놀아도 지장이 없을 정도로 톱밥을 1cm 정도 깔아둔다. 그후 계군의 닭이 성장하면 배설하는 분변이 톱밥과 섞이고 발효되고 다시 쌓이면서 높게는 50cm까지 쌓인다. 닭은 그곳에서 안정감을 얻고 사료와 미생물들이 뒤섞여 발효된 분변토를 헤쳐가며 영양을 보충한다. 3. 각 개체의 건강, 각자 챙기게 놓아두기. 병이 난 개체는 격리 후 죽기 살기로 사료와 물을 먹고 회복하든지, 아니면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죽든지 제 스스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병이 나는 원인은 태생적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 갑작스런 충격과 스트레스로 인한 것들인데 그것을 견뎌내지 못하면 동료닭으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들의 원칙이 개체 스스로의 자생력을 극대화시키면서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큰 질병이 만연할 때도 아무 탈 없이 피해갈 수 있었다. 4. 자유롭게 활동하게 놓아두지만 개체간 무질서는 개입한다. 알을 낳는 닭에게는 산란의 환경을 제대로 제공해주어야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초산을 하는 닭의 경우 30~40%가 하나의 난상에 집중적으로 알을 낳으려고 싸움도 불사한다. 그들에게는 그 하나의 난상이 알을 낳기에 가장 좋은 명당인 셈이다. 그럴 때는 농장주가 개입을 한다. 모두 초산인 관계로 명당에 알낳을 것만 신경쓰는 탓에 서로를 위한 분산배치가 필요하다. 최대한 난상을 원하는 방향과 위치에 놓아두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들의 명당차지욕구는 해소가 되지 않기 때문에 강제적 분산을 시도한다. 한 두 차례 인위적 개입을 하면 계사 벽 주위에 놓아둔 난상들을 택해 임무를 다할 때까지 그 자리에 알을 낳는다. 산란의 임무를 마친 닭이 계사를 떠나고 나면 분변토를 걷어내고 바닥을 깨끗이 청소한다. 5. 공포·고통으로부터 보호, 자연섭리에 어긋나지 않게. 닭에게 무엇보다 큰 고통은 가두는 것이다. 그래서 도곡리농장은 애초부터 자연방사형 공간을 확보하고 계사를 지었다. 놀잇감과 먹잇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계획적으로 공간을 분리운영한다. 이곳 닭은 농장주에게 가족이다. 때릴 일도 없고 때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특히 알을 낳기 시작하는 닭에게는 소음과 자극은 공포와 고통을 넘어 난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절대금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