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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불감증, 이대로는 안된다

■기자수첩

김영길 기자  2010.12.08 17: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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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경찰 열명이 도둑 한명을 못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법과 제도를 짜놨다고 하더라도, 법과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회는 스스로 지키고 실천하는 힘으로 돌아간다.
이번 구제역 발생에서는 허술해진 농가 방역의식이 여실히 드러났다. 올 상반기 구제역을 겪으면서 방역당국은 축산농가 해외여행 검역관리시스템을 한층 강화했다.
축산농가는 악성 가축질병 발생국 여행시 방역당국에 신고를 하고, 소독, 교육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방역당국 역시 매달 두번씩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질병 유입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다. 입국할 때에는 “김 아무개 씨, 소독받으러 오세요”라는 방송멘트를 내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축산농가는 이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설마”, “나 하나는 괜찮겠지”라며 안일한 태도를 보인다.
이번 구제역 유입원인으로 농가의 해외여행이 지목되고 있다.
구제역 발생농가 중 한 농장주가 구제역 발생국가인 베트남을 지난달 초 다녀왔다고 한다. 축협조합장도 동행했다. 하지만, 검역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모른 체 했다.
발병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떠넘길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들의 처사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내 농장은 내가 지켜야 한다. 정부가, 축협이 해주지 않는다. 방역의식을 되짚어보고 방역불감증을 고쳐잡아야 한다.
한편, 축산농가 중 여권이 있는 축산농가는 10만2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6개월간의 해외여행객은 2만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휴대폰 문자메시지 대상은 7천500여명에 불과하다. 이 역시 상당 수가 업그레이드가 돼있지 않다. 데이터관리도 신경쓸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