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처음과 끝이 구제역으로 얼룩진 양돈산업. 하지만 각종 악재속에서도 비교적 ‘선방’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천만두 시대 돌파…돈육수입 15% 이상줄어 올해만 세번째 구제역·EU와 FTA 위기고조 자조금 인상·한돈캠페인 등 자구노력 눈길 ◆도축증가-가격하락폭 비슷 전반적인 경기침체속에 올초 사상유래없는 한파와 폭설은 구제역, 천안함 사태으로 이어지면서 상반기 내내 돼지고기 시장을 냉각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부 대형유통점간 상식을 벗어난 덤핑경쟁은 극심한 시장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상반기 돼지출하량도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의 돼지고기 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가격이 지육kg당 4천178원에 머물며 지난해 보다 kg당 420원이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지난해 보다 늘어난 돼지출하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졌으며 소비 역시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 등 전반적인 수급상황은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10월에는 돼지사육두수가 1천만두를 돌파, 돼지가격이 kg당 3천500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지난해에 비해 최소 5%이상은 더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뤄왔다. 그러나 여름철 극심한 무더위로 인한 일선 양돈현장의 생산성 저하 피해가 장기화 된데다 돼지가격의 기준이 되는 도매시장 출하는 상대적인 부진을 보이며 의외의 돼지가격이 형성됐다. 10월 돼지가격이 kg당 3천820원을 기록, 오히려 지난해 보다 높게 형성된데다 안동 구제역의 악재속에서도 수직상승하는 등 하반기 돼지가격(16일 현재)은 1년전과 비슷한 평균 4천326원선을 유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11월까지 돼지 도축두수(등급판정두수 기준)는 1천331만4천두로 전년동기 대비 5.7% 늘어났고, 돼지가격은 지육kg당 4천244원을 기록하며 5.7% 하락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돼지가격이 공급증감폭을 넘어서는 영향을 받는다는 점과 경기침체속 연이어진 초대형악재 등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인 셈이다. ◆악화일로의 산업환경 다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경우 올한해는 국내 양돈산업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대형 사건이 속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양돈강국인 EU와 FTA가 공식 체결된데다 8년만에 재발한 구제역이 올들어 세 차례나 발생하며 또다시 돼지고기 수출이 중단과 함께 수많은 가축매몰과 국가적 경제손실 은 물론 양돈에 대한 사회적여론까지 악화시키며 막대한 유무형의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논란속에 이뤄진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우리정부는 미국산 냉동 목살과 갈비 등에 대한 관세철폐시기를 2년 연장하는 성과를 얻어냈지만 양돈산업 전체적으로 큰 실리는 없다는 냉랭한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예고한 해양배출 중단을 1년 앞둔 시점에서 가축분뇨 처리 감소세가 대폭 둔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돈육소비 새 해법 제시 이처럼 악화일로의 양돈산업 대내외 환경은 다른 한편으로 두당 600원인 양돈자조금 거출액을 200원을 상향조정, 내년부터 800원을 거출키로 하는 등 양돈농가 스스로 산업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양돈자조금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된 ‘한돈캠페인’은 당초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며 추석 전후의 돼지가격을 지지하는 시너지 효과까지 불러오며 고급육가공품을 통한 비선호 부위 소비 확대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으로 액비살포에 필요한 농경지 확보 부담이 대폭 줄어든데다 골프장이나 일부 임야에도 액비살포가 허용되고 거리제한까지 완화되면서 정체 추세를 보여온 가축분뇨 자원화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올해 처음으로 이뤄진 정부의 써코바이러스 백신지원은 각종 소모성질환에 허덕여온 양돈현장의 생산성 향상에 적잖은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