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영세업체 도매상 의존 불가피 ‘허약한 구조’

■긴급점검 / 동물약품 유통망 이대로 좋은가

김영길 기자  2010.12.20 11:52:16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외상거래 관행에 결제 후순위 ‘위험성 노출’
지난 4년간 10위권 도매상 절반 도산 불구 ‘속수무책’
지역거점 대리점 육성·직판체계 구축 등 대안 제기도


이번 도매상 부도는 한 업체의 ‘사고’로 치부해 버릴 만큼 가볍지 않다. 지난 2007년 이후 잇따라 터지고 있는 도매상 부도의 연장선이다.
3~4년 사이 10위권 내 동물약품 도매상 4~5곳이 문을 닫았다. 도매상과 거래하던 제조·수입 업체 피해는 도매상 부도소식에 속절없이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피해는 컸다. 심지어 직원 월급이 모두 깎이기도 했다.
“1년 농사를 헛지었다”는 영업사원의 볼멘 소리가 쏟아진다. 사료업체에 밀리는 동물약품 결제순위를 아쉬워하기도 한다.
대형 도매상에 유통망을 의존하고 있는 국내 동물약품 업계의 허약한 현 주소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또 다시 도매상 부도가 온다고 해도 피해를 막을 방도가 마땅치 않다. 동물약품 유통망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도매상 대안으로는 지역거점 대리점 육성과 직판체계 구축 등이 제시된다. 그리고 외상거래를 줄이는 노력과 함께 단기적인 실적에만 급급하지 말고, 신중하게 판매망을 선택해야 한다는 진단서가 나온다.
하지만, 영세한 국내 업체로서는 이러한 유통망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당장 매출부족에 허덕이다보니 도매상 매출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다.
수금이 걱정되지만, ‘담보’ 잡을 형편도 안된다. 그렇다고, 소매점이나 농가를 직접 공략하려 해도 인력이라든가 관리비용면에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번 피해명단에도 다국적기업은 빠져 있다. 다국적기업은 철저하게 대리점 위주로 영업망을 짠다. 도매상과 거래할 때도 한달 이내의 짧은 결제기간을 정하고, 외상공급에 대한 피해를 대비한다.
여기에서도 ‘품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결국, 차별화된 품질을 갖추고 있어야만, 충분한 결제를 실현하면서도 도매상과의 거래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