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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여파 사육두수 줄고 가격 오를 듯

새해 산업 전망 / 양돈

이일호 기자  2011.01.05 11: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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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올 한 해 양돈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돼 왔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거의 전부문에 걸쳐 신년 전망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
구제역은 매몰처분이나 이동제한에 따른 직접 피해외에도 향후 돼지고기 생산과 소비, 가격 등 산술적인 계산이 어려운 간접 피해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사료가격 인상과 분뇨처리비용 상승 등 양돈농가들의 경영환경은 악화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모돈수 등 감안 월 평균 970만두 사육전망
구제역 큰 변수…사료값 인상 등 경영환경 악화 대비를


■돼지사육두수
적어도 지난해 보다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확실해졌다.
지난해 3월 98만8천두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모돈수가 6월 98만1천두, 9월에는 97만6천두까지 줄어들었다. 전년동월과 비교할 때는 6월 7.1%, 9월 3.8%가 각각 증가하는 등 모돈수만 감안한다면 전반적으로 사육두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돼 왔다.
다만 지난해 여름 고온스트레스로 인한 분만율 및 수태율 저하가 그 어느때 보다 심각한 양상을 보이며 올해 돼지 사육두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자돈생산량이 급격히 감소, 오는 4~6월에는 의외의 상황이 전개될수도 있다는 분석이었다.
이에 상반기 사육두수는 지난해 수준인 970만두 안팎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돼 왔다.
한·EU FTA 발효로 양돈농가들의 사육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 하반기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그러나 구제역이 전국적인 확산양상을 보이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으면서 매몰처리되는 돼지마릿수가 급증한데다 일선 양돈장의 교배와 모돈 교체 역시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올 한해 돼지사육두수는 당초 예상보다 더 줄어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 수입
돼지고기 수입 역시 구제역 발생과 함께 그 전망이 쉽지 않다.
애당초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긍정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국제곡물가격에서 이어지는 전세계적인 돼지가격 상승기조는 돼지수입업체 입장에서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만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정착과 양돈자조금사업을 통한 국산돼지고기 홍보 확대 역시 이같은 추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후지단가가 kg당 3천500원을 넘지 않으면 수입량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구제역이다. 매몰처분과 생산성 저하로 인해 국내 공급 부족사태 발생, 돼지가격이 치솟을 경우 물량확보와 시세차익을 겨냥한 돼지고기 수입 급증의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는 실정이다.

■돼지고기 소비
정부가 올해 5%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면서 돼지고기 소비도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구제역 사태속에서 돼지고기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채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구제역은 사람과 무관한 만큼 돼지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정부와 축산업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시선에서 멀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혹한과 무더위 등 최근의 기후변화 역시 돼지고기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만 대한양돈협회의 ‘한돈햄 선물세트 나누기 캠페인’이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초부터 시작되는 등 자조금거출금 확대에 힘입어 국산 돼지고기 소비촉진사업이 그 어느때 보다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돼지가격
구제역 이전까지만 해도 돼지가격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우선 상반기의 경우 전반적으로 지난해 보다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면서 6월경 최고점(지육kg 4천800원)을 찍을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일치했다.
그러나 최고가격의 지속여부와 함께 오름폭에 대해 차이를 보인데다 하반기 들어서는 상승과 하락에 대한 관측 자체가 갈라졌기 때문이다. 그 시점이 10월로 지목된 최저가격에 대해서도 3천600원~3천800원까지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이에따라 올해 평균가격이 지육kg당 4천200~4천250원으로 지난해(4천265원) 보다 kg당 50원 안팎에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4천400원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해 왔다.
그러나 구제역 발생과 확산에 따라 점차 후자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오히려 그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몰처분에 따른 돼지사육두수 감소는 물론 생산성까지 악화, 당초 예상 보다 출하두수의 감소폭이 더클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과 2002년 구제역 발생시에도 이동제한으로 인한 교배 및 모돈교체 차질, 밀사 등으로 인해 국내 양돈생산성이 크게 악화된 경험도 있다.
특히 돼지고기 소비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채 도매시장에 대한 출하량의 변화에 의해 좌우되는 국내 돼지가격 결정구조는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육여건
이상기후와 사료가격 인상, 사료내 항생제 사용금지 등 가뜩이나 악화일로가 예고돼 왔던 양돈농가들의 사육환경은 구제역까지 겹치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1월) 국제곡물가격은 옥수수의 경우 6월보다 37%, 밀 48%, 대두는 무려 165%가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곡물가격이 3~6개월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사료가격에 반영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 상반기중 배합사료업계의 가격 인상과 이로인한 생산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료가격이 10% 정도만 오르더라도 양돈농가들은 지육kg당 150원, 돼지 1두당 1만7천원의 수익이 감소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욱이 오는 7월 1일부터 한·EU가 발효, 사육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구제역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양돈농가들의 생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올 한해는 돼지수급이나 가격, 생산비에 이르기까지 구제역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데 누구도 이의가 없는 상황이다.
지금 당장 종식된다고 해도 올 한해 국내 양돈산업은 구제역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양돈농가들은 구제역 조기 종식을 위한 자구노력에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는 곧 철저한 차단방역으로 이어지면서 각종 소모성 질병 다발에 따른 생산성 저하 가능성을 최소화시키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사료 허실을 줄이면서 사료효율 제로를 위한 양돈현장의 관심과 실천도 중요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 예고된 사료내 항생제 금지 조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슬기로운 농장경영이 무엇보다 절실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도움주신분들
△정영철 정 P&C 연구소장 △농촌경제연구원 김원태 박사 △대한양돈협회 정선현 전무 △(주)카길애그리퓨리나 강화순 상무 △(주)선진 권혁만 양돈BU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