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5년간의 국내 동물약품 시장을 돌이켜보면, 외형상으로는 매년 5% 가량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출혈경쟁에 몸살을 앓았고, 마진율 하락에 고민이 깊어졌다. 원료가격 상승이라든가 환율 등 외부환경에 의한 동물약품 판매가격 인상을 감안하면, 오히려 하락세를 걸었다. 2011년 새해 역시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 성장해 5천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하지만, 2011년은 예년과 다른 칼날을 품고 있다. 수의사처방제, 배합사료용 항생제 전면금지, 동물약품 취급규칙 개정 등 메머드급 제도변화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돼지열병 마커백신 관납이 추가되는 등 활동반경이 넓어졌고, 가축전염병 발생 등 돌발변수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수의사처방제는 2010년 12월 1일 국회에서 법안 상정됐다. 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공포 후 1년 후에야 실시된다. 일부 항생제, 마취제, 호르몬제 등이 우선 적용될 것이 확실시 된다. 처방제가 실시되면, 농장주는 처방전을 끊어야만 동물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 처방제는 1년 후의 일이 아니다. 현실이다. 임상수의사들은 처방제를 시범적으로 써보고 있고, 축협은 동물병원 개설에 분주하다. 처방제는 우선 해당 동물약품의 매출하락을 불러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30% 축소를 점치고 있다. 그 파장이 엄청나다. 이를 고려한 제품라인업 구성이 요구된다. 특히 유통망 변화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처방전을 발행하는 수의사를 겨냥해 정확한 제품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을 이끌어 낼 고급 기술영업을 펼쳐야 한다. 수의사들과 파트너십을 꾸리는 등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배합사료용 항생제 전면금지는 2011년 7월 이후로 예정돼 있다. 배합사료용 항생제 전면금지는 위기이면서 기회이다. 해당업체들이야 수십억원의 매출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그렇지만, 농장에서는 그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다. 사료에는 빠지는 대신 농장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성장용 또는 질병 예방용 항생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간 예방용 항생제 처치에 의해 잠잠했던 질병 특히 소화기성 질병들이 표면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동물약품 업계는 농장시장을 겨냥, 제품라인업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포장 및 용기재질 변경 등을 통해 농가선택을 이끌어내야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물약품 분야 실질적인 지침서이라고 할 수 있는 ‘동물용의약품등 취급규칙’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작업에 들어갔다. 2011년 1분기에는 개정안이 확정돼 바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식품내 잔류허용 기준이 미설정된 성분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제제는 그 기준이 설정된 이후에야 제조ㆍ수입이 가능하게 된다. 약사감시에 따른 행정처분은 대폭 강화된다. 예를 들어 표시사항 위반의 경우 ‘제조정지’에서 ‘판매정지’로 처분이 상향조정된다. 또한 유효성분이 0%이면 아예 해당품목이 허가취소된다. 수입자의 행정처분 기준 역시 수입금지 기간이 종전보다 한층 길어졌다. 펠릿제형은 기존 기타제형에서 떼어내 별도 제형으로 분리했다. 동물용의약품 도매상 관련해서는 법인인 경우 자본금 1억원 이상, 개인인 경우 자본평가액 1억원 이상의 자산보유 기준을 삭제했다. 최근 수년 사이 동물약품 업계의 주요 판매망으로 부각한 것이 바로 관납시장이다. 소독제, 환경개선제 등은 이미 관납시장에서의 성패여부가 곧 주도권 향방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지 오래다. 2011년은 백신관납을 주목할 만 하다. 2011년에는 돼지열병 마커백신 구입에 정부예산 150억원이 지원된다. 2010년에는 없었던 항목으로 돼지열병 박멸추진 계획에 따라 2011년 예산에 새롭게 합류했다.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50%씩 부담한다. 써코바이러스 백신 지원에는 2010년과 마찬가지로, 총 180억원(국비 90억원, 지방비 90억원)이 책정됐다. 다만, 농가의 자부담 역시 40%나 된다. 2010년의 경우 농가 수요조사를 분기마다했다면, 2011년에는 반기 또는 한해 단위가 유력시된다. 소 설사병에는 총 47만두 분량의 예방주사가 지원된다. 이중 일반백신이 40만두, 경구투여용은 7만두 분량을 맡게된다. 지원금액은 24억900만원이다. 지난해말과 연초 잇따라 터진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2011년에도 적잖은 소독제 수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원료를 충분히 쌓아놓고, 생산량을 늘려 주문전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수출은 동물약품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2011년에도 동물약품 업계의 수출노력이 불을 뿜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다국적기업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기업보다는 우수한 품질로서 승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산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또 다른 성장축으로 거론되는 생약 시장은 2011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5년 후를 겨냥한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중국, 인도 등지에서 완제품을 수입하는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점차 원료수입, 신약생약 개발로 발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보조사료로 등록했던 제품이 하나둘씩 생약으로 전환등록하는 예상도 점쳐볼 수 있다. 2011년에는 인터베트-메리알 조인트벤처 회사, 2009년 포트닷지(와이어스)를 인수한 화이자동물약품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이들 두 공룡기업은 기존 베링거인겔하임과 3강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매출 순위변동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2011년, 국내 동물약품 제조사들은 수년 전부터 준비해 온 야심작들을 대거 쏟아낼 기세다. 특히 외산에 주도권을 넘겨줬던 시장에서 ‘한국산’의 매서운 맛을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정액희석제, PRRS 면역증강제, PCV-2 진단키트 등 국내 업체들이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차별화된 제품이 2011년 등장한다. 이들 제품은 외산과 비교해 품질력이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제네릭이면서도 독창적인 신제품이 2011년 출시, 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2011년 새해, 희망이 넘쳐난다. 2011년 새해에는 동물약품 업체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이뤄내고, 훨훨 날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