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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전면금지…종식까지 창살없는 감옥 견딘다

■구제역 일파만파…종축관리 기관 표정

노금호·이동일·조용환 기자  2011.01.10 09: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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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노금호·이동일·조용환 기자]
구제역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축산의 보루인 종축관리 기관은 구제역을 방어하기 위해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종축관리 관계자들은 이미 가족과도 격리된채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주요 종축관리 기관의 방역 노력을 살펴본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직원들은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구제역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출퇴근을 전면 금지한 상태이다.
출퇴근 전면 금지된 곳은 수원 축산과학원 본원인 축산생명환경부를 비롯해 강원도 평창 대관령 한우시험장, 충남 천안시 성환읍 축산자원개발부 등 3곳이다. 근무지에서 생활하는 인원은 수원이 160여명, 축산자원개발부 165명, 한우시험장 48명 등 모두 373명에 달한다.
수원은 지난 3일부터 출퇴근 전면금지이며, 축산자원개발부의 현장직 근무자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사무연구원들은 12월 31일부터 시작했으며 강원도 한우시험장은 평창군 대화면에 의심축신고가 들어간 12월 21일부터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사무실 생활로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축산과학원 직원들은 잠자리가 부족해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생활하고 있다. 성환 자원개발부의 경우 현장에 식당이 없는 관계로 부탄가스와 버너를 공수해 한끼 한끼를 즉석에서 해결하고 있다. 또한 메뉴는 감자미역국, 콩나물국, 김치볶음, 된장국 등 먹을거리가 부실해 건강악화까지 우려되고 있다.
축산과학원 한 담당자는 “국가 가축유전자원 보존과 활용기술을 개발하는 중요시설인 만큼 지키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생활에 지쳐가고 있다”며 “구제역 사태가 조기에 종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 생명환경부에서는 한우 154마리, 젖소 35마리, 돼지 817마리를 사육하고 있고, 대관령 한우시험장에서는 우량 씨수소와 우량암소 등 699마리, 천안 축산자원개발부에서는 젖소 347마리, 돼지 1천653마리를 각각 사육하고 있다.

>>농협 한우개량사업소
통제·고립 속에서 ‘아빠 한우’ 지키는데 온힘

우리나라 아빠 한우들이 모여 있는 곳. 바로 충남 서산에 위치한 농협한우개량사업소(소장 원유석)다. 이곳의 소속 직원 90여명은 이미 지난 12월 22일부터 출퇴근이 통제된 체 고립된 상황에서 구제역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서산에 사육중인 종모우와 후보종모우 등 총 2천427두에 대한 구제역 예방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무주와 영양에 분산해 놓은 후보종모우 49두와 27두에 대해서도 이미 예방접종을 마쳤다. 현재 직원들은 관사 및 숙직실과 대기실 등에 간이 침실을 마련해 함께 숙박을 하고 있으며,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구제역 방역을 위해 사업소를 가로지르는 혜미-운산간 국도 양쪽에 방역초소를 설치해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으며, 서산으로부터 들어오는 진입로에도 방역초소를 설치해 출입차량에 대해 철저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정액은 현재 28만 스트로를 대전에 분산해 놓은 상황이며, 추가로 30만 스트로를 분산할 계획이다.
사업소 관계자는 “직원들 모두 오랜 합숙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지만 우리 한우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업소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각자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
보증씨수소·정액 지켜라…무주·청주로 이동 격리

한국형 보증젖소를 사육하고 그 유전인자를 생산, 보급하는 젖소개량사업소(소장 류기만) 직원 40명은 지난 3주 동안 정 위치에서 근무하고 있다.
특히 고양시 원당동 본소 직원 30명은 구제역이 경기도 연천과 양주로 확산되던 구랍 14일부터 외부출입을 엄금하고, 원당동 소장 사택과 연립사택에서 방 1개당 5명을 1개조로 하여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본소 외부에서 소 정액을 취급하던 판매팀 직원 10명은 생축이 있는 원당동 소재 본소로 출근하지 못하고 각자 집에서 근무를 하는 실정이다.
또 젖소개량사업소는 지난해 4월 강화와 김포에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청주와 대전으로 각각 이동시켰다가 구제역이 해제되면서 7월 원당동으로 다시 복귀시켰던 한우와 젖소종모우 정액 역시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도로 확산되던 구랍 14일 또다시 청주와 대전으로 각각 이동시켰다.
물론 지난해 4월 전남 무주로 격리, 이동시킨 젖소 보증씨수소 7두와 후보종모우 38두 등 씨수소 45두는 10개월째 본소로 오지 못하고 무주에서 사육되고 있다.
류기만 소장은 “구제역이 조기에 종식이 되어 본연의 업무에 보다 박차를 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