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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10여일 무방비…확산 이유 있었다

■농식품부, 역학조사 결과를 보니

김영길 기자  2011.01.26 14: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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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 주이석 검역원 질병방역부장이 구제역이 확산된 경로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안동 양성 판정전 분뇨차량 통해 이미 파주로 번져
간이키트 검사결과만 믿고 초기대응 못해 화 불러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5일 ‘구제역 확산원인 및 전파경로 분석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갖고, 지난해 11월 말 안동지역 양돈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축산분뇨 처리시설 업체를 통해 경기 북부지역으로 전파됐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동지역 구제역 바이러스는 정식신고가 최초로 접수된 지난해 11월 28일보다 5일 빠른 23일 의심축으로 경북 북부 가축위생시험소에 신고됐다.
하지만, 이 때 같은 양돈단지의 돼지에서 항체가 검출된 것을 감안하면, 11월 중순경에 이미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북 방역당국은 간이키트 검사 결과를 믿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신고를 하지 않는 등 초기대응이 미흡했다.
이동통제가 실시되기도 전에 농장인근이 심하게 오염됐다는 이야기다. 특히 구제역이 신고되기 10여일 전인 11월 17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축산분뇨 처리시설 업체에게 안동 양돈단지 축분 1.5톤 분량이 배송됐고, 이 시설업체는 26일 건조시킨 축분을 가지고, 안동 양돈단지를 다시 방문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러한 과정에서 파주 시설업체와 200~500미터 떨어져 있는 돼지, 소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옮겨갔고,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하게 됐다. 경기 북부지역에서의 첫 신고는 12월 14일이었지만, 당시 인근농장에서 항체양성이 확인될 만큼 바이러스가 경기북부를 휩쓸고 간 뒤였다.
결국, 구제역 바이러스는 구제역이 확인되기 전에 인적·물적 이동을 타고, 번져버렸다는 분석이다.
강원 화천에는 경기 북부지역 발생농가와 동일한 사료를 쓰는 사료차량이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사료배송 차량 등에 의해 철원, 춘천, 원주, 강릉 등 강원 전역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고, 또 다시 원주와 가까운 이천, 여주, 안성 등 경기 남부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한편, 방역당국은 최초 구제역 유입경로로 안동 양돈농장주의 구제역 발생국가 방문, 양돈단지 외국인근로자 모임, 불법 해외 휴대축산물 등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