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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뇨·사료 등 수송차량이 주 경로…알고도 막지 못했다

■구제역 역학조사 결과로 본 지역별 전파요인

김영길 기자  2011.01.28 16: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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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경북, 방역 경험 미숙에 집성촌 특성도 한 몫
경기 북부, 초동 방역 전 이미 바이러스 퍼져
강원, 위탁 농장 동일 사료 사용농가 발생 주목
경기 남부, 한파로 소독 불충분 이동제한 미흡
충청, 오염 지역 방문 등 다양한 요인 혼재

◆경북지역
안동지역은 구제역 발생 사실 확인이 늦어진 사유 외에도 구제역 방역 경험이 없어 긴급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안동지역 특성상 동일 성씨가 많아 밀접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평소 잦은 회합 등이 구제역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된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안동지역 한우 농가는 대부분 동일한 사료를 사용하고 있어 사료 차량의 오염과 미흡한 차단 방역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경북지역은 경기도 등에 비해 타 시도와의 인적 물적 교류가 많지 않아 인근 시군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근 지역 전파와 관련 그 구체적인 요인이 예천은 볏짚 수송차량, 영양은 사료 차량, 영덕은 오염지역 방문, 영주는 가축 이동 때문이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경기북부 및 인천지역
구제역이 최초 신고된 안동 양돈단지의 축분처리 기계 설치와 관련 양돈 단지의 축분 약 1.5톤이 경기도 파주에 있는 축분 처리 기계개발 업자에게 배송된(11월17일)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시설업체는 일정 수준 건조시킨 축분 시제품을 가지고 인근 양돈 단지를 다녀온 사실(11월26일)이 확인됐으며, 이 축분 처리 시설 기계 공장과 200~500m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돼지와 소 농장에서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음으로써 구제역 전파의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경기북부 지역의 최초 신고는 12월 14일이며 이 시기는 경기 지역이 축분에 오염된 후 이미 상당한 시일이 경과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방역이 무방비 상태에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의심축이 신고되어 초동 방역이 이루어지기 전에 이미 주변 많은 지역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져 있었다는 것이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의심축 신고 이후 방역 당국이 주변 농가에 대한 검사 결과 이미 구제역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경기 북부의 연천 지역의 경우 최초 감염 농장이 양돈 단지였다는 점, 이 지역을 출입한 정액 배달자가 적절한 소독 조치 없이 인천 강화 김포 지역 농장을 방문한 사실이 주목되고 있다.
아울러 경기 지역은 인적 물적 이동이 많은 지역이어서 구제역 발병이 확인되기 전에 사료 차량, 가축 출하 차량, 수의사, 수정사 등에 의해 이미 전파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강원 지역
강원 지역의 구제역 전파는 경기 북부 지역의 발생 농가와 동일한 사료를 사용한 사료 차량에 의해 화천 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원 지역 내 여러 시군으로 구제역이 전파된 주 원인 역시 동일한 사료의 배송 차량과 사람에 의한 전파로 분석됐다.
또한 원주, 횡성, 홍천 지역의 양돈 농장들은 지역에 상호간 위탁 농장 등을 운영하고 있어 구제역 전파의 원인이 됐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주의 양돈 농장에서 사용한 사료와 동일한 사료를 사용했던 양양의 돼지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번진 사실 등에도 주목, 사료 차량에 의해 전파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 남부
경기 남부 지역의 구제역 전파는 원주와 생활권이 같은 여주 이천 지역에서 먼저 확인됐는데, 이 또한 사료 차량에 의한 전파로 추정됐다.
이천 여주 안성 지역의 경우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소독이 불충분하게 이루어진데다 발생농가가 증가하면서 감염축 매몰처리의 지연, 이동 통제의 어려움 때문에 구제역이 더욱 확산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충청 지역
충청지역은 경기 남부 지역과 사료 차량, 출하 차량 등 축산 관련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람 또는 차량이 전파 요인이 됐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충청 지역의 최초 발생은 여주, 이천과 인접한 충주의 한우 농장이라는 점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충청 지역 내 구제역 전파는 사료 차량, 정액과 동물 약품 배송 차량, 가축 운반 차량, 오염 지역 방문 등 다양한 요인이 관여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인천 소재 도축장을 이용한 보령의 돼지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된 사실에 주목하며 인천, 파주, 김포 등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에서도 이 도축장에 가축을 출하한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