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고 /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돼지고기

문화적 특성 고려한 공감대 형성

기자  2011.02.09 09:45:03

기사프린트

 
- 권영웅 부장 (농협중앙회 축산지원부)
원칙 지켜지는 계기로…양돈인 협력 강화

지난 2일 방영된 KBS1TV의 설 특집 ‘돈, 맛있는 기행’을 보고 식품으로서 돼지고기에 접근을 했던 단편적인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함께 한편으로는 자부심 그리고 책임감을 느끼면서 맛있는 돼지고기로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함께 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돈, 맛있는 기행’을 보고 느낀 것은 돼지고기가 식품으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했고, 정을 나누는 것에 가장 좋은 음식이고,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함께한 식품이고,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우리 문화의 근간이며, 우리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 양돈인들은 식품으로서의 돼지고기뿐 아니라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작년 연말 이후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양돈산업의 기반이 위협을 받을 정도로 많은 두수의 돼지가 매몰됐다. 국내 양돈산업 발달이후 가장 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로 정부, 지자체와 함께 전 축산인들이 구제역 조기종식에 헌신을 다해야 한다. 주변과 농장 입구를 소독하고 출입자를 관리하고 이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현재의 위치에서 우리 모두 마지막 힘을 다하자. 둘째, 우리 축산인들이 양돈업을 할 때 문화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더 정성을 가지고 돼지를 사랑할 필요가 있다. 생산성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돼지와 함께 숨 쉬고 동반자적인 관계를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기본에 충실하고 거기에 돼지에 대한 사랑을 지금보다 더 한다면 우리가 생산하는 돼지고기가 식품뿐만 아니라 문화를 이어가는 역할을 하는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기본에 충실한 원칙이 필요하다. 필자가 종돈사업소장으로 재직할 때 돈사 전체를 물청소, 건조, 불 청소를 한 적이 있다. 많은 비용과 인력 그리고 시간이 소요되고 특히 돈사에 돼지가 있을 때는 엄두를 낼 수가 없는 일이다. 돼지가 없는 빈 돈사를 보는 것이 가슴 아프겠지만 돈사 전체를 기본에 충실하게 청소하고 휴식을 취하는 기회로 삼자. 그리고 방역측면에서의 미비한 시설을 적정비용으로 보완하자.
넷째, 구제역 이전의 사육두수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양돈인들의 슬기와 지혜, 협력과 상생이 필요하다. 나 자신보다 양돈 사육두수 복구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다. 일시적으로 많은 두수의 후보 모돈이 필요하다. 우리 양돈인 스스로 양보하고 협력해 조기에 기반에 구축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들의 돼지고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종돈, 사양관리, 사료, 컨설팅, 분뇨처리 등 양돈업을 둘러싼 전체의 과정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빨리 개선하고 미흡한 점은 보완하는 등 우리 축산인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때 국민들은 우리 양돈인들이 생산한 신선하고 안전한 국내산 돼지고기를 더욱 더 사랑해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