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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 월 7만두 가까이 부족 예상

분석 / 정부 살처분농 재입식기간 단축…후보돈 확보 ‘비상’

이일호 기자  2011.02.09 1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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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GP농장 모돈 39% 감소·살처분농장 전량 외부구입 불가피
F1 수입 두당 960불 부담…퇴교배·비육돈 선발 확산될듯


정부가 전국적인 구제역 예방접종 및 양성축선별 살처분과 함께 이동제한 해제후 30일이 지나면 재입식이 가능토록 조정함에 따라 빠르면 두달 후 부터는 살처분 농가의 재입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살처분 양돈농가와 돼지마리수가 지난 8일 현재 1천687호, 303만9천638두에 달하는데다 살처분된 종돈장도 적지 않아 후보모돈(이하 F1) 확보에 비상에 걸리게 됐다.

■살처분농가 30만두 필요
지난해 6월 전국의 7천715호에 달하는 양돈장에서 927만8천두의 돼지가 사육됐던 것을 감안할때 지금까지 살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돼지는 6천28농가, 623만8천362두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 농가의 상시모돈수(전체 사육두수의 10%)에 모돈갱신율을 30%로 가정하면 연간 18만7천151두, 월 1만5천560두의 F1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방식으로 살처분 농가의 F1 수요량을 산출해보면 30만4천여두의 모돈이 필요하다. 다만 살처분 농가는 전면 재입식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정상적인 분양시 5개월간에 걸쳐 매월 6만800두의 F1이 입식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생존농가와 살처분농가에 대해 정상적인 분양이 이뤄지려면 재입식 시작후 5개월간 매월 7만6천360두의 F1을 확보해야만 한다.

■GP농장 공급능력 절대부족
그러나 기본적으로 국내 종돈장의 F1 생산능력이 이에 미치지 못할 뿐 만 아니라 살처분농가의 경우 재입식을 외부구매에 전량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다 살처분된 종돈장도 적지 않아 후보모돈의 절대적인 부족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종축개량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종돈장의 경우 122개소 가운데 26개소가, F1 생산이 가능한 모돈은 4만7천두 가운데 39%인 1만9천여두가 각각 설처분 조치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남은 모돈은 2만8천두 정도로, F1 공급 가능물량이 연간 20만5천두, 월 1만6천여두 정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정상적인 분양이 이뤄진다면 5개월 동안 매월 6만7천35두의 F1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웃돈주고도 구입 힘들것”
전문가들은 이처럼 F1 부족사태가 예견되면서 종돈장의 경우 F1에서 모돈을 생산하는 퇴교배를 통한 F2공급 추세가 급격히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종돈장 관계자는 “재입식 기간이 단축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후보모돈 구매문의가 급증하면서 공급능력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에따라 퇴교배를 통해 생산된 후보모돈을 공급하되, 부족분은 수입을 통해 충당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렇다고 해도 몰려드는 재입식 수요를 만족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비육돈 가운데 후보돈을 선발해 활용하는 농가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후보돈 입식시 비육돈 출하까지 상당기간 소요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이같은 추세를 부채질 할 전망이다.
지난달 중순 구제역이 발생, 사육하던 돼지를 모두 살처분 했다는 한 양돈농가는 “이미 웃돈을 주고도 암퇘지를 구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어 걱정”이라며 “더구나 하루라도 빨리 자금회전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비육돈 암퇘지를 구입해 자돈을 생산하고 후보모돈입식은 점진적으로 해나가겠다는 농가들이 많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수입돈 백신접종도 관건
하지만 비육돈에서 자돈생산이 이뤄질 경우 산자수와 증체율, 균일성 등 전반에 걸쳐 현저한 생산성 저하를 피할수 없을 뿐 만 아니라 각종 질병 오염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퇴교배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질병오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부 생산성 저하는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우려는 살처분농가의 PRRS 청정돈 공급 요구가 높아질 경우 국내 후보돈부족사태와 더불어 F1 수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물론 F1 수입이 수월한 것 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북미지역의 경우 F1 가격이 두당 350~400불 정도에 형성되고 있는 만큼 항공운송비와 보험료를 포함한 검역제비용, 관세(18%), 수입업체 마진 등을 감안할 때 두당 920~960불선을 국내 농가에서 입식가능한 가격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통 국내에서 거래되는 F1가격의 두배 정도인 100만원은 있어야 수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시에 수입이 몰릴 경우 국내 검역장 부족과 함께 수입돈에 대한 구제역백신 접종도 걸림돌이 아닐수 없다.
돼지고기 수입과 마찬가지로 F1 수입에 대해 한시적으로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타소장치검역’ 허용을 통한 농장검역 실시 방안이 조속히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대해 종돈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구잡이식 수입과 또다른 질병유입 방지를 위한 F1 선발기준 등 사전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후보모돈의 분양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리는 등 국내 수급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수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