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농가 선점경쟁 확산…15만원까지 웃돈 제시 위생상태 파악없이 “예약부터”…각종 질병오염 우려 재입식을 준비중인 살처분 양돈농가들이 F2(비육모돈) 선점에 나서며 일부 과열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양돈농가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구제역 비발생 농가를 대상으로 한 비육모돈 구매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는 사전예약까지 이뤄진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F1 으로 정상적인 입식이 이뤄질 경우 매출 발생까지 상대적으로 소요되는데다 그나마 물량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겹쳐지면서 빠른 시일내에 자돈생산이 가능한 비육모돈을 선발하려는 추세가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의 한 양돈농가는 “평소 친분이 없던 양돈농가들까지 지인을 동원해 가격이 얼마가 되던 비육모돈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시장에 출하하는 암퇘지는 거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구제역 비발생지역 농가에 국한되지 않는다. 살처분 농가의 요구에 따라 암퇘지라면 과체중돼지라도 수매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이동제한 농가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돈의 경우 보통 7~8개월령(130~140kg)에 초교배가 이뤄지는 만큼 이미 과체중 상태인데다 한두달 후에 입식이 된다고 해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농가는 물론 사료회사 직원들까지 거래처에 공급하기 위한 F2 확보에 가세,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제 거래는 없이 가격만 급등하는 등 이상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 F2 입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경기도 포천의 한 양돈농가는 지난달 25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정상출하가격에 5만원 정도의 웃돈이면 (구입이)가능할 것으로 보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10만~15만원을 더주고 사야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기본적으로 방역위생측면에서 F2 입식에 따른 위험성이 크지만 지금 상태라면 선발 대상 농가나 해당개체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 절차 없이 ‘일단 구입하고 보자’는 식의 모돈선발과 재입식 행태가 만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살처분 농가들의 경우 구입할 개체 상태는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지금 당장 종부를 실시, 임신이 된 상태에서 재입식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까지 해오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전면 살처분농가의 경우 농장환경에 따라서는 각종 질병의 청정화를 실현할 기회라는 점을 감안, 장기적인 시각에서 모돈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F2 로 입식을 한다고 해도 최소한 구입대상 농장이나 개체의 위생도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