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IE 인증기관 없어 방역당국 규정따라 해외로 대다수 업체 영국 연구소에 신청..."해외기관만 배불려" “돈이 샌다.”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가 밀려드는 국내 소독제의 구제역 효력시험 의뢰로 즐거운 비명을 마구 질러대고 있다. 한 국내 동물약품 업체는 최근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에 소독제의 구제역 효력시험을 의뢰했다. 하지만,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로부터 “두달 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싸늘한 답변이 돌아왔다. 한국으로부터 소독제 시험의뢰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구제역 특수에 한시가 급한 국내 소독제 업체로서는 ‘두달’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길고, 늑장대응이 야속하기만 하다. 업체는 비싼 시험비용에 또 한번 한숨을 쉬어야 했다. 퍼브라이트연구소가 제시하는 구제역 효력시험 비용은 건당 2,350파운드(한화로는 약 430만원). 그것도, 회사측이 희석배수를 정해서 시험의뢰를 하면, 구제역 바이러스에 효과 ‘있다’, ‘없다’를 확인해 주는 형태를 띤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소독제 시험을 의뢰하면, 시험기관이 다양한 희석배수와 환경조건을 두고,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살멸효과 여부를 요목조목 짚어줬다. 이 경우, 환경조건에 따른 최적 희석배수 설정이 가능했다. 국내 방역당국은 OIE 공인 구제역 표준검사기관에서 시험한 것만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러한 검사기관이 없고, 어쩔 수 없이 국내 동물약품 업체들은 외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러시아, 브라질, 태국 등에 있는 6~7개 OIE 시험기관이 소개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나마 적극적으로 나서는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가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는 셈이다. 퍼브라이트연구소에 구제역 효력시험을 의뢰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파악된 것만 해도 대략 15개사가 넘는다. 이들이 2~3개 품목만 신청했다고 해도, 서너달 사이 2억원 이상이 퍼브라이트연구소로 빠져나가게 된다. 한 동물약품 업체 관계자는 “구제역 효력시험 때문에 국부유출이 심각하다. 우리가 고객임에도 불구, 외국 시험기관에 매달려야 하는 처지다. 하루빨리 국내에 구제역 효력시험 기관이 들어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