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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업체 “해보고 싶지만…부담이 너무 커”

■초점/ FMD 백신, 국내생산 ‘뜨거운 감자’ 인가

김영길 기자  2011.03.16 15: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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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FMD 백신의 국내 생산. 좀처럼 풀기 어려운 숙제다. 연간 3천500만두 물량에 매출 350억원. 시장성만 보면, 분명 매력적이다. 백신메이커들은 속앓이다. 해보고는 싶지만, 리스크 부담이 뛰는 심장을 억누른다.

5대 업체, 정부지원 전제 ‘공동투자’ 원칙적 수준 합의
막대한 시설비·불투명한 시장성 등 부담 완화가 관건

우선, 아는 게 별로 없다. 어떠한 시설이 들어가고, 비용이 얼마나 들지 감이 잘 안온다. 설사 생산시설을 갖추고, 백신을 만들어 냈다고 하더라도, 과연 농가들과 방역당국을 만족할 만한 품질을 담보할 수 있을 지도 당장은 의문이다.
특히, 백신정책 지속여부는 망설이게 하는 첫번째 이유가 된다. 2~3년 지나고 백신정책을 그만둔다고 하면, “그냥 이대로 수입하는 편이 낫다”고 넉두리를 털어놓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외국에 맡길 수만도 없다. 백신 구입비용으로 새어나가는 국부도 상당하지만, 언제 터질 지 모르는 FMD 폭탄에 대비, 자체적인 백신공급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차피 가야할 길, “더 이상 미룰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항원 수입’생산 단기적 대안 제기
첫번째 단추는 ‘항원수입, 완제품 국내생산’이다. 항원개발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아직 기술력이 모자란 국내 백신메이커 여건을 감안했다고 할 수 있다.
항원의 경우, 불화화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아주 철저한 차폐시설이 없어도 기술적인 부분이 보완된다면, 국내 기업에서도 백신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
외국기업 역시, 항원을 벌크형태로 공급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다만, 완제품을 만들려면, 항원을 도울 부형제 개발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부형제마저 수입한다면, 국내생산이라는 명분이 궁색해질 뿐 아니라 완제품 수입대비 경제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품질력을 뒷받침할 외국기업 기술이전이 따라와야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두고, 외국기업은 나머지 백신생산과 관련된 기술이전은 본사와 협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한 국내 백신메이커 관계자는 “단기처방이라고 할 지라도, 항원을 비축해 두고, 주문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한다면, 긴급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비용적으로도 상당한 국가적 이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검역원 항원개발 중심역할 주문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항원을 개발하고, 백신을 생산하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이에 대해 5대 국내 동물용 백신메이커들은 ‘공동투자’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개별기업으로서는 리스크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
그것도, 정부지원이 뒷받침된다는 전제를 달고, “해봤으면 좋겠다”라는 원칙수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추진하려고 하는 백신 시설에는 완제품 생산은 물론이고, 항원개발, 검정시설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항원개발에 필요한 마스터시드의 경우, 국가기관인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담당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FMD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항원개발과 백신생산에는 철저한 차폐시설 등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시설투자 비용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더불어 어느정도 시장성을 보장해야만 업체로서는 시장참여가 가능할 수 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FMD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매우 크다. 수출이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이러저런 걸림돌이 너무 많다.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방안을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