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자본금 산출규모 농협은 6조 불구
농식품부 4조5천억·기재부 2조 제각각
지원방식도 농협은 출연, 정부는 융자
6조원·4조5천억원·2조원.
이 숫자는 뭘까. 이는 농협중앙회 사업분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족자본금을 놓고 농협중앙회, 농림수산식품부, 기재부가 각각 내놓은 지원금 규모이다. 완전 동상이몽인 셈이다.
농협중앙회는 부족자본금 6조원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농림수산식품부는 4조5천억원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고, 기획재정부는 한 술 더 떠 2조원이면 된다는 계산이다. 한 가지 사안을 놓고 이렇게 셈법이 다른 것이다.
이는 당초부터 우려의 우려를 낳은 부분이지만 이토록 큰 차이가 나리라고는 상상도 하기 싫은 부분이었다. 그런데 지금 현실에 부닥치고 말았다.
물론 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에 필요한 예산안에 대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고 심의받도록 농협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심의 과정에서 혹시 부족자본금 지원 규모가 올라간다 하더라도 농협이 제시한 6조원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은 명약관화일 것이다.
더욱이 지원 방식을 놓고도 이견이 있다. 농협은 출연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정부는 융자로 지원해 주려고 하고 있다. 물론 이자는 정부에서 물어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협에서 수용을 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농협은 정부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 연 이자(3%)를 3천억원을 내주느냐, 1천억원을 내주느냐에 따라 융자 기간과 융자 규모가 달라진다. 이것을 놓고 지금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이다. 이달 중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다.
정부는 농협은행 BIS를 현 11%에서 9∼10%로 낮출 것도 제시하고 있다. 이는 1% 포인트 낮출 시 1조원의 부족자본금이 줄어듦에 따라 그 만큼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것을 농협이 받아들이겠냐는 것이다. 소비자의 신용도와 직접 관련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농협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시중은행들의 BIS는 11.7%이다.
지난 6일 농협중앙회 주최로 열린 ‘전국농업인 전진대회’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부족자본금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