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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수급조절에 명운 달려

기획연재/ 사면초가 한우산업, 그래도 해볼만 하다(3)

이동일 r 기자  2011.09.19 14: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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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r 기자]

- 농가 자구노력만이 살길


과거와 판이 다른 장기불황의 늪

전문가들 "주기적 가격 등락 근거, 막연한 기대 절대 금물"

적정수요 파악, 안정 사육두수 유지위한 '자율의지' 절실


전문연구기관, 학계, 정부 등은 한우산업에 큰 위기가 닥쳤다고 진단하고 단기간에 안정화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불투명한 전망과는 달리 농가들이 장기불황은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생산현장에서는 송아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업계에서 외치는 암소도태 움직임은 미진해 보인다. 

이 같은 시각차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한우업계에는 소위 말하는 비프 사이클(beef-cycle)이라는 것이 있다. 2년을 주기로 한우가격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 비프 사이클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농가들도 어느 정도 이 상황에 익숙해졌다. 때문에 농가들은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는 지금이 사육규모를 늘리는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200두 규모를 사육하는 강원도의 한 농가는 “그 동안 한우를 사육하면서 수차례 가격하락과 상승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초기에는 가격하락에 불안감을 느껴 사육규모를 줄였지만 하락과 상승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부터는 상당수의 농가들이 가격 하락 시기를 사육규모를 늘릴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들이 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 사육규모 유지를 위한 자율적 암소도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농가들이 사육두수 줄이기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인책이 시급해 보인다.

아울러 향후 안정적인 한우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등락을 거듭하는 가격을 잡아 줄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화우는 지난 10년 동안 연간 가격 변동이 10% 미만에 불과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소 출하두수를 120만두 내외로 유지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는 연간 도축두수의 변동이 8~16% 사이를 오갈정도로 공급이 불안정하다. 이것이 가격 변동을 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선 어느 정도가 한우의 적정 수요인지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출하두수와 사육두수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한우 비육우 가격 안정제에 대한 연구가 물밑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수입쇠고기에 부과하는 관세를 재원으로 비육우 가격 안정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가격 호황기에 일정 부분을 적립해 놓았다가 가격 폭락이 왔을 때 농가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수입쇠고기의 증가와 FMD발생으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 경기부진, 원자재가격 상승 등 한우산업의 내외부적 환경이 분명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우는 신앙에 가까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소비자들이 있고, 한우가 가진 능력만큼은 전 세계 최고의 클래스임을 자부해도 좋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한우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한우인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 이를 서포트 하기위해 어떤 정책적, 제도적 전략이 뒷받침 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