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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업 활성화 이뤄낼 수 있나

농협, 사업구조개편 7조7천억 빚 안고 ‘힘 빠진 새출발’

김영란 기자  2011.09.26 13: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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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란 기자]



정부 부족자본금 4조 지원 ‘무늬만’

“신경분리 왜하나” 회의적 반응도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필요한 자본금중 부족금을 정부가 4조원 지원키로 했다. 이중 3조원은 이차보전 방식으로, 1조원은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유가증권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3조원의 이자 5%에 해당하는 1천500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되, 지원기간은 농협중앙회의 향후 경영 상태 및 자구노력 등을 고려하여 사업구조개편후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결정키로 했다.

지난 21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을 위한 정부자본지원계획’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보고받고 심의에 나선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그동안 정부가 수차례 약속해 온 출연 또는 출자가 아닌 차입(농협이 3조원을 상호금융특별회계 차입 또는 농업금융채권 발행)으로 함으로써 농협중앙회에 빚만 안겨준 꼴에 대한 질책과 함께 농협이 요구한 6조원에서 2조원을 삭감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지적했다.

여야의원들은 이렇게 함으로써 농협중앙회 구조개편의 본질인 경제사업 활성화를 이뤄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효성 확보도 곤란한 만큼 농협법을 의원입법으로라도 재개정할 수 밖에 없는 사태가 올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특히 농협중앙회의 향후 경영 상태 등을 고려하여 이차보전의 지원 기간을 결정키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이는 한마디로 농협중앙회를 길들이기 위한 것인데다 어떻게 농민의 자율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정부의 자본지원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농협 경제사업에 4조9천500억원, 신용사업에 15조3천400억원, 농협중앙회(조합상호지원자금)에 3조9천400억원, 교육지원에 1조1천900억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농협이 보유한 자본은 15조1천600억원, 부족한 자본은 10조2천600억원으로 이 중 4조원을 정부가 지원키로 하고, 나머지 6조2천600억원은 농협이 자체 조달하라는 것이다.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필요자본은 25조4천200억원인데 이중 보유자본이 15조1천600억원으로 부족자본은 10조2천600억원. 부족자본 가운데 자체조달은 6조2천600억원, 정부지원이 4조원인 것. 그런데 자제조달 부분에서도 4조6천900억원이 차입금인 만큼 결론적으로 7조6천900억원이 빚인 셈인 것이다.

따라서 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개편을 하는데 따라 출범부터 7조7천억여원이라는 빚을 안게 돼 앞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우려되고 있다. 7조7천억여원의 연 이자만해도 3천8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신경분리 자체에 회의적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당초 목적인 경제 활성화보다는 농협은행 등 금융지주만을 위한 사업구조개편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정부는 경제부문에서 농협이 요구한 6조1천300억원보다 1조1천800억원이나 줄어든 4조9천500억원으로 산정하고, 이를 기본으로 농협이 요구한 경제사업 지원 계획을 조정했다. 판매 활성화 관련 부문인 축산물 종합물류센터 등에 대해서만 전액 반영한 반면 투자 타당성이 없거나 신규투자와 조합 등 기타 농업기관과 경합·중복되는 신규투자, 기존 농협 시설 및 인프라 활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삭감했다.

교육지원 부문의 경우는 오는 2014년부터 금유지주가 중앙회로 배당이 가능하며, 신용부문에서는 은행의 경우 농협이 요구한 기본자본비율 11%를 그대로 인정했으며, 보험은 여건을 고려, 지급여력비율을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