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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건강식 12첩 반상, 육류 빠진 산해진미 없어

■심층해부 / 전통 한정식에 숨은 건강의 비밀

김은희 기자  2011.09.29 14: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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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체계 바탕
 동-식물성·냉-온 음식 ‘궁합’ 극치

 

한국음식문화의 특징은 ‘약식동원’의 사상체계였다. 약식동원은 말 그대로 ‘약과 음식은 그 근본이 동일하다’는 뜻으로 음식이 영양을 보충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을 고칠 수 있는 기능까지 갖고 있다는 뜻이다.
수라상 반배법을 살펴보면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 ‘찬 음식과 더운 음식’, ‘국물음식과 마른찬’, ‘육조리개와 생선조리개’를 고루 차려 조화미의 극치를 이뤘다.
한식의 유산이라 하는 서울 반가음식으로 전해지는데 반가음식이 궁중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국은 무를 넣어 끓인 갈빗국이나 곰국이었고, 탕으로는 꿩고기로 완자로 빚어 넣은 꿩탕을 많이 먹었다. 소 내장으로는 염통구이, 생천엽 무침을 먹었는데 허파전, 간전 등 전으로도 많이 먹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두부전골을 만드는 것을 보면 두부를 기름에 지지고 고기를 다져서 두부사이에 넣고 미나리로 꿰맨다고 한다. 여기서도 고기는 빼먹지 않는다.
특히 설렁탕을 많이 올렸는데 지라 부아(허파나 목줄띠에 붙은 고기) 같은 곰거리를 한 바리 가마솥에 넣고 24시간 끓여 맑은 국물을 내어 먹었다고 한다. 요즘 널리 애용되는 장국밥이나 육개장도 서울음식의 탕류에 속한다. 맑은 고깃국을 만들 때에는 반드시 기름기가 적은 양지머리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또한 설렁탕 외에도 소혀로 만든 우설편육을 특히 보양식으로 많이 먹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선조들의 대표적인 보신음식은 한여름 더위로 몸이 허약해질 때쯤 먹는 복날 음식이다. 보신탕은 남쪽지방 풍습이고 닭에 인삼과 찹쌀을 넣고 끓인 삼계탕도 유명하다.
아기를 출산하면 산모에게 쇠고기 미역국과 흰 쌀밥을 대접한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진 일반적인 풍습이다.
과거 고구려에서는 남녀가 부부로 연을 맺으면, 신랑 집에서 신부 집에 술과 돼지를 보내어 잔치를 베푼다.
안동에서 발간한 음식디미방에 따르면 다양한 음식재료들이 소개되는데 수육류에 쇠고기, 쇠양, 쇠족, 돼지는 돼지창자, 개, 닭, 달걀, 꿩 등이 소개됐다. 국수, 만두, 떡국은 미리 장국을 마련하는데, 장국의 재료로는 쇠고기, 닭고기, 멸치 등이 많이 쓰인다.
석쇠 위에서 지글거리는 돼지갈비 사진을 표지 사진으로 소개하고 한국 요리의 분명한 맛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인의 입맛을 맞춘 비빔밥에도 고명으로 다진 쇠고기를 얹기도 한다. 이처럼 예부터 전통한식에서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이 임금님 수라상에 보양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육류의 역사와 문화가 오래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금님 수라상에서 살펴본 육류요리를 통해 확인해보자.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육류 재료 요리>

>>밥
▲전주비빔밥은 사골국물에 밥을 지어서 콩나물과 육회, 청포묵, 생달걀 등을 얹어서 비벼 먹는 음식이다. 전주비빔밥은 콩나물과 육회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국
▲곰탕은 쇠고기와 도가니, 내장을 넣고 오랫동안 푹 고은 음식이다. 곰탕은 국에 건더기가 없이 국물만 있다고 해 ‘공탕(空湯)이라 했으며, 설렁탕과 다른 점은 주로 살코기와 내장을 넣고 오래 끓여 감칠맛이 나며 맑은 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찌개
▲완자탕은 쇠고기에 두부와 양념을 넣고 완자를 만들어 지져서 육수에 넣고  끓인 음식이다.

 

>>전골
▲곱창전골은 양과 쇠고기에 채소를 돌려 담고 육수를 부어 얼큰하게 끓인 음식이다. 곱창은 돼지나 소의 내장을 뜻하는 것으로 한방에서 ‘곱창은 정력과 기운을 복돋워주고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 오장을 보호하고 어지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조림

▲돼지갈비조림은 기름에 마른고추를 넣고 볶다가 돼지갈비와 양념장을 넣고 조린 음식이다. 돼지갈비는 근육내 지방이 골고루 박혀있어 풍미가 좋고, 섬유질이 연하고 가늘어 소화흡수가 잘되며 겨울철 체내 열 손실을 막아 추위를 견디게 한다.

 

>>찜
▲연저육찜은 통삼겹살을 삼아 지진 다음 부재료를 넣고 윤기나게 조린 음식이다. 원래는 어린 돼지고기를 연하게 조려 먹던 궁중음식으로 두부와 인삼, 대추, 호두, 은행 등이 들어가 영양도 뛰어나다.
▲알찜은 달걀을 풀고 새우젓으로 간을 해 약불에서 서서히 익힌음식이다. 새우젓을 알찜에 넣으면 달걀의 소화를 돕는다.

 

>>선
▲호박선은 애호박에 칼집을 넣어 채 썬 쇠고기와 표고버섯, 당근을 소로 넣고 찐 음식이다.
▲오이선은 오이에 칼집을 넣고 쇠고기, 표고버섯, 황백지단 등을 고명으로 넣어 만든 음식이다. 옛날 궁중에서 잔칫상에 자주 올랐던 음식이기도 하다.

 

>>구이
▲돼지갈비구이는 돼지갈비를 포 떠서 잘게 칼집을 넣고 갖은 양념에 재워 석쇠에 구운 음식이다. 숯불구이는 복사열을 이용하는 것으로 숯불의 연기가 고기의 지방산을 중화시켜 맛을 증가시킨다.

>>전
전은 육류, 어패류, 채소류의 재료를 다지고나 얇게 저며 밀가루와 달걀로 옷을 입혀서 기름에 지진음식이다. 적은 어육류나 채소 등을 양념해 대꼬챙이 꿰어 석쇠에 굽거나 팬에 지진 음식을 말한다.
▲맥적은 돼지고기에 된장양념을 해 석쇠에 구운 음식이다. 맥이란 고구려를 뜻하는 것으로 맥적은 맥족이 먹었던 구이라는 뜻이다. 예전에 맥적은 미리 양념해둔 고기를 꼬챙이에 끼워 불에 직화로 굽는 것이다.
▲장산적은 다진 쇠고기와 두부에 양념장을 넣고 네모지게 만들어 석쇠에 구운 다음 조림장에 윤기 나게 조린 음식이다. 장산적은 옛날 임금님 상에 올랐던 궁중 반찬으로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밑반찬으로 하거나 명절 상에 올렸던 음식이다.
▲움파산적은 움파와 쇠고기, 표고버섯을 함께 꼬치에 꿰어서 지진 음식이다. 산적은 적(炙)이라 하여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서 굽는 음식이다. 옛날에는 한겨울에 파를 구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얼지 않도록 광이나 움에 잘 저장해 놓았던 파를 재료로 해 움파산적을 만들었다.
▲지짐누름적은 표고버섯과 당근 도라지 실파, 쇠고기를 꼬치에 꿰어 지진 음식이다. 누름적은 누르미에서 유래된 것으로 고기를 익힌 다음 걸쭉한 즙을 끼얹는 음식이었는데 재료를 익혀서 꼬치에 꿰는 음식으로 변해 누름적이 되었다.

 

>>편육
▲홍탁삼합은 홍어 삭힌 것과 삶은 돼지고기를 썰어 신 김치와 함께 곁들여 내는 음식이다. 홍탁삼합은 홍어의 홍자와 탁주의 탁자를 따서 붙인 이름으로 삶은 돼지고기와 홍어, 묵은 신김치를 함께 먹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