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채식주의자(vegetarian)들이 가끔은 축산식품을 섭취하는 간헐적 채식주의자(sandwich vegetarian)로 변모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채식주의자의 의미를 살펴보면 주로 식이가 채소식품으로 제한시키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이보다 더 엄격하게 식이를 채소로 한정 짓는 사람을 vegan이라고 하는데, vegan은 어떤 종류의 축산제품(식육이나 낙농제품)도 먹지 않는 사람으로 vegetarian보다 더 엄격한 의미를 갖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은 현대인의 질병에 대한 예방차원 등에서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건강 영양적인 면에서 그들의 태도는 올바른 것인가에 관하여 축산식품과 연관지어 살펴보자.
축산물 섭취로 필수 아미노산 불균형 문제 해결
악성빈혈 막아주는 비타민 B12 주요 공급원
채소·해조류 등에 축산물 더해야 영양 균형 맞아
# 균형 잡힌 영양소의 섭취
먼저 권장할 식생활 태도는 식육, 우유 및 이들 제품과 채소 등을 편식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이다. 즉 영양적인 면에서 볼 때 제일 먼저 채식주의자, 나아가 vegan인 경우 아미노산의 균형에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예로 축산식품인 식육, 우유 및 이들 제품, 어류, 콩 제품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아미노산 균형을 잡는데 중요하다.
식육, 우유 및 이들 제품인 축산식품에는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 즉 단백질 비타민·미네랄·지방 등이 함유되어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우리 몸에 식품으로 섭취되어야 할 필수 아미노산을 중심으로 산출된 아미노산 균형 식품은 계란·우유·식육 등으로 아미노산 균형 면으로는 기타 대두식품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난 아미노산 균형식품이다.
기타 채소 식물성 섬유가 많은 채소류나 해조류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축산식품과 채식은 좀 더 균형 있게 섭취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20종류의 아미노산 중 9종류의 필수 아미노산의 균형 잡힌 섭취를 위해 축산식품에서 나오는 단백질, 즉 아미노산 균형을 생각할 때 영양소의 균형 있는 섭취, 즉 아미노산의 균형 면에서 축산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 무기질과 축산식품
빈혈이라는 얘기를 자주 접할 경우가 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의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여성의 생리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그 외의 영양소 섭취 면에서 철분 결핍에서 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점점 바빠지고 있는 현대인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아침밥을 거르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편리함으로 선택되는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는 철분 결핍을 가져오기 쉽다. 여기에 채식주의자라면 철분 결핍은 어떠한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된다. 철분 결핍은 축산식품, 즉 단백질의 결핍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식품의 종류에 따라 체내 철분 흡수율이 다르다. 철에는 헴철과 비헴철이 있는데 헴철은 체내 흡수가 좋으나 비헴철은 헴철에 비해 흡수율이 떨어진다. 비헴철이 함유된 식품은 곡류·채소 등이고, 헴철이 많은 식품은 식육·우유 등의 축산식품이다. 철은 비헴철에 비해 장관 흡수율이 거의 5배가 좋다.
이 외에도 헴철과 비헴철이 같이 존재하면 흡수율이 더 배가 된다. 따라서 곡류·채소·해조류와 함께 축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빈혈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도 상호 보완적인 식품 섭취가 된다. 기타 칼슘 면에서도 축산식품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칼슘의 섭취를 비롯한 영양적인 면과 관련되어 있다.
허리가 굽어지는 경우도 서양이 동양보다 훨씬 적다. 우리 몸의 일일 칼슘 필요량은 600mg으로 칼슘의 체내 흡수 면에서 사골이나 멸치 또는 칼슘 제재라 할지라도 축산식품에 들어 있는 칼슘의 풍부함과 높은 흡수율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 이유는 체내에 칼슘의 흡수를 위해서는 담채인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칼슘을 운반할 수 있는 담채가 우유 및 유제품에 많다. 예로 우유 및 유제품에는 CPP(Casein phosphopeptide)라는 담체가 있어 Ca를 체내에 흡수하기 쉽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체내의 원활한 칼슘 대사를 위해서는 일방적인 채식주의보다는 적당한 수준의 축산식품 섭취가 요구된다.
# 비타민과 축산식품
비타민은 우리들에 몸에 필수 불가결한 영양소이다. 만일 비타민이 부족하면 비타민 결핍증이 발생한다. 축산식품이 이러한 비타민 공급과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이미 언급하였지만 우리 몸에는 한 가지의비타민이라도 부족하면 안 되며, 그 비타민 급원이 B12이다. 우리는 이것을 Animal protein factor라고 하며, 식육이나 우유·닭고기·계란 등에서 유래된 비타민으로 cobalamine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부족할 때 악성 빈혈이 발생한다. 그 밖에 비타민 B6인 pyridoxine 또한 주로 축산식품으로부터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이다.
기타 축산식품에 존재하는 지질은 과다 섭취보다는 식물성유나 어유 등과 거의 50:50 정도로 섭취하는 것이 적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지질은 우리 몸에 중요한 비타민 A·D·E·K의 주요 급원이므로 이에 대한 중요성도 알아두어야 한다.
특히 동물성 지질에 많다고 되어 있는 콜레스테롤 문제는 어느 영양소이건 과다하게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합성이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은 85%가 체내에서 발생하며, 식사에서 오는 콜레스테롤은 15% 정도로 균형 있는 식사를 한다면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엄격한 채식주의자 보다는 축산식품을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면에서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이치호 교수 (건국대학교 축산식품생물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