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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축종 비해 늦은 출발 불구 이미지 홍보 성과 뛰어나

■축산자조금, 소비홍보 어떻게 하고 있나 <낙농>

이희영 기자  2011.09.29 15: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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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99년 27억원 거출로 사업 첫 발…’05년 의무 전환
원유생산량 감소…단순 우유소비 홍보 무의미
 FTA 대비 농가 생존법 모색 비중 높여야 할 때

 

우유는 이제 우리의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제 2의 식량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오는 2015년 이후에는 우유가 쌀로부터 제 1식량의 지위를 넘겨받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2009년 현재 쌀과 우유의 1인당 소비량은 74.4kg과 62.3kg으로 쌀이 10kg가량 많지만 2015년에는 68.1∼67.7kg과 67.8kg으로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후 2020년에는 쌀은 61.7∼61.4kg으로 줄어들고 우유는 71.7kg으로 늘어나 소비량만 놓고 볼 때는 제 1식량의 지위가 우유로 넘어올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지난 20년간 유제품 소비량을 살펴보면 이 같은 현상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1980년대 14.4kg에 불과했던 유제품 소비량은 2010년 64.9kg으로 4.5배가 늘어났으며 이중 음용유는 9.6kg에서 33.63kg으로 3.5배가 증가했다.
이처럼 우유가 우리 식탁에서 중요 식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국내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수입 유제품이 우리의 식탁 점유율을 갈수록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제품 소비량은 늘어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음용유의 소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국내 낙농산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국내 낙농산업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산 유제품 소비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숙제다.

◆ 자조금 기틀 마련한 낙농자조금
낙농자조금이 자조금의 시초는 아니다. 그러나 자조금 다운 자조금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낙농자조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산자조금을 처음 시작한 것은 양돈과 양계부문으로 임의자조금 형태로 1992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이후 양돈과 양계분야에서는 큰 변화 없이 자조금 사업이 벌여 왔으며 낙농업은 1999년에 이르러서야 자조금 사업을 시작했다.
시작은 늦었지만 앞서 시작한 양돈이나 양계와는 규모나 사업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했다.
낙농의 경우 농축산물 중 거의 유일하게 유대에서 자조금을 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임승차자를 최소한으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때문에 자조금 시행 첫해인 1999년 원유 kg당 5원씩 3개월간 거출한 결과 총 16억원의 자조금을 조성해 정부보조금 8억원에 국민성금 3억원까지 합쳐 27억원의 자조금을 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낙농자조금은 시작부터 톱 탤런트를 앞세운 캠페인 광고를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적 이미지를 조성해 국민성금운동까지 벌이기도 했다.
임의자조금 시절에도 낙농자조금은 전광렬, 김혜수, 차인표, 황수정, 핑클, 장나라, 정준호, 김정은 등 당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톱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하며 우유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낙농산업의 공익성을 부각시키는데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임의 자조금으로 운영되던 낙농자조금은 성장의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었으며 이미 의무자조금을 시작한 양돈과 한우에 이어 2005년에 이르러서야 의무자조금으로 전환됐다.
2006년부터 의무자조금으로 전환된 첫해 리터당 2원씩 거출해 24억4천만원을 거출해 정부보조를 합쳐 45억원으로 소비홍보 사업을 벌였다.
이후 2007년 42억원을 거출했으나 이후 농가수 감소로 인한 원유 생산량 감소 등으로 인해 농가 거출금이 갈수록 줄어들어 2010년에는 40억원대로 감소했다.
특히 낙농의 경우 수익 구조가 유대수입에 의존하다보니 무작정 자조금을 인상할 수도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자조금의 규모는 갈수록 감소할 수 밖에 없다.

◆ 낙농자조금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
과거 원유가 남아돌던 시기에 자조금은 원유 소비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급감하고 낙농가와 원유 생산량 부족으로 인해 이제 국내산 원유가 부족한 상황에 처해 있다.
때문에 과거와 같이 단순히 국내산 우유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홍보의 필요성은 그 만큼 줄어들었다.
또한 앞으로 유제품 소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늘어나는 유제품 소비량 중 국내산을 얼마큼 유지, 확대해야 하는 것이 낙농업계의 과제로 떠올랐다.
유제품 소비는 늘어나지만 그 늘어난 시장은 고스란히 수입 유제품에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FTA가 발효된 EU를 비롯해 곧 발효가 될 미국, 앞으로 FTA가 이뤄질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세계 유제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낙농강국이다.
이들 나라와 모두 FTA가 발효될 경우 그야말로 국내 낙농산업은 벼랑 끝에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낙농산업이 유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국내 낙농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향후 낙농자조금은 소비자를 위한 소비홍보보다는 국내 낙농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비중을 더욱 높여야 할지도 모른다.
이는 다른 축산물과 달리 유제품의 경우 자조금 뿐만 아니라 유업체들이 연간 1천억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 가며 치열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낙농자조금의 경우 소비홍보 비중을 다소 낮추더라도 생산 기반 유지를 위한 더 많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