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축산물의 영양적 가치다. 제대로만 이해한다면 축산물섭취를 통해 먹는 즐거움 뿐 만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수 있다. 최근에는 자조금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연구가 보다 체계화 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부위별 세분화도 이뤄질 정도. 지금까지 알려진 축산물의 영양적 가치를 요약해 보았다.
■한우
뼛속까지 영양가치 우수…‘국민 보양식’ 각광
살코기 부위 외 뼈·내장까지 다양한 요리재료로 활용
사골·도가니 등 면역력 증진·원기회복 도와 큰 인기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은 약 4
0kg 정도. 미국의 1/3수준이고, 주변 일본과 중국보다도 낮다. 쇠고기의 소비량은 2010년 기준 8.9kg으로 전체 육류소비량의 20% 정도다.
이에 대해 상당수의 영양학자들은 우리나라는 육류소비가 아직 낮은 수준이며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면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쇠고기의 섭취량을 충분히 늘려나갈 수 있을 것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쇠고기를 가장 다양한 부위로 분할해 먹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고기의 경우 크게 21개 부위로 나뉘고, 다리와 꼬리, 뼈, 머리 등은 국물을 우려내 먹는다. 내장부위도 좋은 요리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사골, 꼬리, 우족 같은 부위는 칼로리와 영양이 매우 높고 우수해 다양한 간편 식품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우고기에 숨은 보석 같은 이들 부위에 대한 영양적 가치를 살펴보자.
◆사골=소의 다리뼈
소의 다리뼈인 사골은 콜라겐, 칼슘, 나트륨 같은 무기질이 풍부해 대표적인 고영양 식재료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원기를 회복시켜 주며, 관절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수한 맛을 가지고 있고 양질의 무기질이 많아 임산부를 비롯한 허약체질의 사람들에게 좋고, 추운 겨울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양음식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도가니=소의 무릎 뼈와 발목의 연골주변을 감싸고 있는 부위
소의 무릎 뼈로 연골조직이 많아 국을 끓이면 걸쭉하게 된다. 도가니탕은 오랜 병을 앓고 난 후 먹는 회복식과 남성들의 스태미너식으로 각광 받아왔다.
연구결과 도가니의 주 성분인 콜라겐과 콘드리이친이란 성분이 뼈와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는 효능이 있어 관절염 예방과 근육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또한, 세포노화를 방지함은 물론 손상된 세포
의 재생에도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나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의 건강식으로 더없이 좋다.
◆꼬리=반골이 붙어져 있는 상태로 지방이 많은 부위
소꼬리는 양질의 단백질과 미량원소가 풍부해 소화흡수가 잘 되고, 당뇨나 암, 어지럼증에 효능이 있다. 특히 콜라겐 함량도 높은 고단백 식품이다.
옛 문헌인 ‘규합총서’에서는 ‘살찐 소꼬리를 뿌리와 살 째 무르게 삶아 잘게 찢어 쇠약가리와 부아 삶은 것을 보양식으로 먹었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우족=소의 무릎뼈 아래 발 부위
우족을 끓여낸 뽀얀 국물에는 단백질, 지방산, 비타민 등의 영양소와 칼슘, 마그네슘, 황산 등의 미네랄이 듬뿍 녹아있다. 특히, 우족의 물렁뼈에 함유된 콘드로이친은 황산과 함께 눈과 관절에 좋고 피부재생을 돕는 등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샥스핀이 최고의 식재료로 인정받는 것도 바로 이 콘드로이친 성분 때문이다.
쇠고기 중에서도 우족은 기운이 모여 있는 부위로 꼽힌다. 전통 한의학 의서에는 인체의 각 부위의 증상을 치유하는데 우족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리진, 트레오닌, 발린, 메타오닌, 로이신 같은 필수 아미노산과 지방산, 비타민을 함유하고 칼슘, 인, 철 등 미네랄도 풍부하다.
산모들의 경우 젖이 잘 안 나올 때 우족탕을 끓여먹으면 효과가 있고, 약해진 뼈에 칼슘을 보충해 주는 한편,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남성의 스태미너식으로 좋고, 내분비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탄력이 떨어지고 혈색이 어두운 어린이나 수험생들이 먹으면 원기회복에 좋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돼지고기
한국인 결핍 비타민 B1 독보적 다량 함유
불포화지방산·필수아미노산 풍부…지구촌 장수식품
편견과 달리 콜레스테롤 축적 막아 성인병 예방 효능
일본 도쿄대학교 의학부에서 근무했던 마츠자키 도시하사 교수는 1990년대 초 ‘세계제일의 장수촌 오키나와, 그 비밀은 돼지고기였다’라는 책을 통해 돼지고기를 비롯한 육류와 계란 등 축산물을 장수에 꼭 필요한 식품으로 꼽았다.
20여년이 흐른 지금 일본 국민들의 육류섭취량은 마츠자키 교수가 이 책을 저술할 당시와 비교할수 없는 만큼 늘어나기는 했지만 오키나와는 여전히 전세계적인 장수촌의 한곳으로 손꼽히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적지 않은량의 돼지고기를 섭취하고 있다. 세계 제1의 장수국 홍콩의 1인당 돼지고기 섭취량도 연간 70kg에 달하며 우리나라의 3배에 육박하고 있다.
돼지고기에 대한 막연한 오해를 반박하면서 그 영양학적 가치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수 없다.
실제로 돼지고기의 영양적가치는 이미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돼왔다.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 아라키돈산이 풍부할 뿐 만 아니라 필수아미노산이 균형있게 함유돼 있는 단백질 식품이라는 것.
특히 다른 육류에 비해 비타민 B군, 그가운데서도 피로회복 비타민으로 불리우는 티아민(비타민 B1) 을 독보적으로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목받아 왔다.
비타민 B1은 지난 2005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10대 부족 영양소 가운데 하나로 쌀밥이 주식인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로 꼽히고 있다.
탄수화물의 대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소인 비타민B1이 부족할 경우 쉽게 피곤해 지고 지구력이 떨어지는 등 육체적인 피로뿐 만 아니라 의욕상실, 집중력 저하 등 정신증상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품질 단백질 식품으로서의 가치도 외면할수 없다.
인체는 성장과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단백질의 섭취를 요구하는데, 돼지고기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은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근육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과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총 단백질 함량 뿐 만 아니라 인체내에서 합성되지 못한채 외부로부터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아미노산을 적정량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돼지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 혈류를 왕성케 함으로써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 등 성인병에도 도움울 주고 있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
여기에 양질의 단백질을 통해 체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주는 효과를 기대할수 있어 고혈압이나 치매. 암, 뇌졸중 등의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음식연구원장인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은 이에대해 “돼지고기에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고혈압 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편견”이라며 “돼지고기를 먹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돼지고기로만 섭취되는 영양성분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사람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의 원재료로 알려진 트립토판도 돼지고기에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약과 함께 복용을 금기시하고 있는 한의학에도 돼지고기의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을 ‘명의별록(名醫別綠)’과 ‘천금방’ 등 한의학적 약물서적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얼마전에는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장준복 교수팀이 돼지족발이 산모의 모유촉진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하는 등 돼지고기의 한의적 가치는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부위별로 구체적으로 조명돼 왔다.
그렇다면 수입과 국산돼지고기와의 영양적 차이는 어떨까.
식육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분명한 영양적 차이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에 수입되기까지 냉동이나 진공, 포장과정에서 각종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등 육류에 함유된 각종 수용성 영양성분이 섞여있는 수분(육즙)으로 많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만큼 신선육형태로 유통되는 국산돼지고기의 우월성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돼지고기 예찬론자인 필로(筆路) 주선태 박사(경상대학교수)는 주선태 교수는 “물론 과도한 섭취는 금물이다. 돼지고기에 대한 막연한 오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하지만 지금의 국내 섭취량을 감안한다면 대한민국은 더많은 돼지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