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평 밭서 조사료 자급…체계적 개량관리 중점
가난한 농촌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중반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30년만에 전업농가로 우뚝 선 낙농가가 최근 아들에게 대물림을 하면서 주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현장은 경기도 안성시 고삼면 대갈리 289번지. 상갈목장 이필기 대표(55세)가 그 주인공이다.
이필기 대표는 1970년대 초 안성중학교를 다녔지만 학비를 댈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 중퇴하고, 동리는 물론 이웃 마을에 논일과 밭일이 있으면 누구에게 빼앗길 것을 염려하고 새벽에 달려갔다.그런 그의 노력은 가사에 큰 보탬이 됐으나 조국의 부름을 받고 군에 입대하여 집안은 또다시 빚을 지게 됐다. 이필기 대표는 “휴가 때 그런 일을 보고 귀대하는 마음은 정말 아팠다”며 아픈 기억을 애써 감추려했다.
1980년 봄 전역하면서 돼지 30두를 구입하여 길렀으나 돈 콜레라에 전염되어 사료비를 건지기는커녕 빚만 눈덩이처럼 쌓였다. 주민들의 시선이 따갑고 낙심했지만 김명순씨(54세)와 결혼하면서 1983년 젖소 1마리를 구입했다. 이듬해는 2두로 늘었다. 이필기 대표는 “당시 현금 10만원이 없어 서울우유에 조합원으로 가입을 못했다”고 말하고 “착유우 4두가 되면서 조합원(번호 8192)으로 가입했던 1987년은 너무 기뻤던 해로 잊을 수가 없다”고 회상했다.
현재 기르는 젖소는 경산우 52두를 포함 170두다. 착유우 44두가 생산하는 원유는 하루에 1톤450kg으로 두당 약 32.9kg. 지난여름 혹서기와 FMD(구제역) 백신 접종에 따른 후유증에 많은 젖소가 시달려 유량은 두당 2kg 내외가 줄었다는 것.
이필기 대표는 “회복이 되면 1톤500kg을 넘어 두당 연간 1만kg는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젖소목장은 아들(종윤·29세)에게 넘겨줬으며, 본인은 한우 30두를 기르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필기 대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전답 1천500평을 현재 목장부지 3천900평과 논 1만평으로 크게 늘렸다. 또 종중에서 관리하는 밭 2천평도 임대하여 호맥과 수단그라스를 재배하여 청예용으로 급여한다.
이필기 대표는 “그동안 두수 증식에 주안점을 뒀으나 앞으로는 한국종축개량협회에 가입하여 등록·심사·검정 등 젖소를 보다 체계적으로 개량하여 능력과 생산수명 연장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