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조절·환우금지 의지 모아야
농가-유통인 상생 프로젝트 필요
계란 소비촉진 노력 시급한 과제
“지금 계란생산농가들은 인건비는 물론 생산원가 조차 못 건지는 상황입니다. 사료 값을 비롯한 생산원가가 급등했지만, 계란 값은 여기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농가 모두가 생존을 걱정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수급조절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정상적인 농장경영이 가능한 수준의 계란 값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양계분야 대표 협동조합인 한국양계조합의 오정길 조합장은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조합원들의 소득이 농장을 경영하기에 형편없는 수준인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오 조합장은 “산란계 사료 값이 최근 폭등해 1kg당 50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계란 값은 생산비 이하의 수준이다. 농가들의 고스란히 손해를 보면서 계란을 생산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오 조합장은 “사료 값은 농가 의지와 상관없이 오른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이 그대로 계란 값에 반영되지도 못한다. 결국 농가들이 생로를 찾기 위해선 스스로 생산성을 향상하고, 사육수수도 조절하는 수밖에 없는 답답한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오 조합장은 “최소한 생존권이 보장되려면 생산원가와 자가 노동비 정도는 보장돼야 한다”며 “시장논리에 맡겨 귀하면 비싸지고, 흔하면 싸지는 것이 과연 생산농가나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오 조합장은 “답답한 심정이지만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농가들이 합심해 전체적인 사육규모를 시장에 맞추는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내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과잉이 우려되기 때문에 입추조절과 환우금지에 산란계농가들의 의지를 모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조합장은 이와 함께 “닭 사육시설과 환경을 개선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개선을 통해 계란 품질이 좋아지고 생산성도 높아지면 그만큼 농가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자조금도 농가들의 어려운 상황 타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소비촉진활동이 요구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전국 광역집하장 건립 추진에 대해 오 조합장은 “제도적 뒷받침이 제대로 되지 못한 광역집하장이 과연 가능한지 모르겠다. 운영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도 중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오 조합장은 그러면서 농가와 유통인이 공생공존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상생프로젝트를 만들어 소비활성화에 우선 올인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