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점검팀, 계사 내·외부 점검…노후설비 개선
누전차단기·낙뢰제거기 설치…점검비 부담 덜어
질병도 질병이지만 농장에서 가장 신경 써야할 부분이 축사 화재 예방이다. 매년 늦가을부터 초봄까지의 시기에는 축사화재가 집중적으로 발생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축산현장에서는 전기시설 점검이 한창이다.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이사 남성우)는 한국전기안전공사와 축사 전기시설 안전점검 용역을 체결하고 산란계 120농가, 육계 214농가의 사전 신청을 받아 지난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 달 동안 전국적으로 시설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신청농가들은 지난 8월20일부터 9월19일까지 한 달 동안 전기 시설점검을 농협에 요청했다.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부장 송택호)가 주관하는 가운데 일선축협 축산컨설턴트와 전기안전공사 전문요원들로 구성된 점검팀은 전국을 누비면서 계사 내·외부 시설을 점검하고 노후설비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축사화재 노출 정도에 따라 위험 군으로 분류된 농장들을 안전 군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업 소요비용은 산란계자조금과 육계자조금이 100% 부담하고 있다. 양계농가 겨울나기 준비현장을 찾았다.
“계사 화재는 대부분 전기시설 관리 소홀 때문입니다. 화재위험 등급을 진단해 위험 군의 경우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하면 화재 노출 위험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 20일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대쌍리 53번지 대승농장(대표 손승기)에서는 전기시설을 점검하는 손길이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경기중부지사에서는 노명 부장을 비롯해 이운배 대리 등 3명의 전기기사들이 한 팀을 이뤄 계사 안팎을 돌며 누전되는 곳이 없는지, 관리사는 괜찮은지, 부적합한 장치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노명 부장은 “축사를 처음 지었을 때는 모든 농가들이 전기시설에 전혀 문제없이 출발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설비가 노후화 되고 배전판 청소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문제가 생기곤 한다. 노후 시설에서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전함에서 누전이 되고 있어요. 차단기를 새롭게 설치하겠습니다.” 계사 내에 설치돼 있는 중앙배전반을 점검하던 이운배 대리가 누전부위를 찾아냈다. 이 대리는 계사 안팎의 전기를 차단하고 연결상태를 살피면서 누전지점을 찾고 차단기까지 설치했다.
이 대리는 “이곳 계사는 20년 전에 지어진 개방형으로 전선 위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고, 계사 특성상 백열등을 많이 사용해 화재위험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점검팀은 대승농장 곳곳에 누전차단기를 새로 설치하고, 오래된 배선용 차단기를 교체했다. 특히 벼락으로 인해 계사 내 전기가 끊기지 않도록 낙뢰제거기(접지)까지 설치했다.
손승기 대표는 점검 작업을 바라보며 “자체적으로 전기안전점검을 연간 1회씩 실시하고 있다. 계사가 오래돼 항상 전기안전에 신경을 써왔지만 오늘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 안심도 되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얼마 전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누전 차단기가 없을 때 전기부화가 걸려 계란 선별용 모터가 타버려 큰 화재가 날 뻔 했다”며 “일반 전기업체의 기술자를 부르면 출장비에 자재비까지 부담스러워 방치했는데 오늘 새롭게 달아주고 꼼꼼하게 살펴주니 올 겨울은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점검부에 소속돼 있는 전국의 전기기사들을 풀가동해 오는 31일까지 계사(산란계·육계)의 전기시설점검을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