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내년 돈가 전망치 하향조정 불가피”

각계 전문가들이 바라본 금후 양돈시장

이일호 기자  2011.10.26 11:17:51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수입육 시장잠식 · 경기침체 등 영향 5천원선 머물듯
내년 4분기 4천원대 후반도 기대난…국산 소비홍보 절실

FMD에 따른 대량살처분의 영향속에도 내년 돼지가격이 당초 전망치를 밑돌며 지육kg당 5천원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극심한 침체에 빠진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열린 대한양돈협회의 향후 돈가전망 및 대책회의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수입돼지고기의 내수시장 잠식 추세를 경계하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900만두 이상 힘들다”
이날 회의에서 FMD가 진정되고 돼지사육두수가 증가함에 따라 내년 9월경에는 돼지사육두수가 970만두에 달할 것이라는 양돈협회의 분석에 대해 상당수 참석자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살처분 농가 가운데 양돈을 포기하는 사례가 존재하고 있는데다 모돈 생산성도 따라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카길애그리퓨리나 김학관 이사는 “비육돈 암퇘지(F2)를 입식했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자돈생산에 가담할 모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따라서 내년말에도 돼지사육두수가 900만두를 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최근 사료값 인상이 지육 kg당 120원의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지며 농가들의 사육의욕이 꺾일수 있다는 점도 FMD 이전으로 사육두수 회복 전망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지목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원태 연구원도 “내년말 900만두 수준에서 사육두수가 정체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달라졌다”
이처럼 FMD 이전으로 사육두수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돼지가격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경기침체와 수입육 때문이다.  
대충양돈조합 심문근 상임이사는 “수입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다. 여기에 극심한 경기침체는 소비자들의 알뜰구매로 이어졌다”며 “결국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수입돼지고기의 시장잠식이 가속화, 국내 돼지가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9월말까지 무려 30만4천675톤의 돼지고기가 수입됐다. 이는 국내 전체 돼지고기 공급량의 40%에 육박하는 물량으로 추정된다.   
결국 올해의 시장상황이 이어질 경우 내년 돼지가격도 전망치에 훨씬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내년 돼지가격은 최소 5천원대 중반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뤄왔다.
부경양돈조합 김경민 실장과 도드람양돈조합 윤승현 팀장은 이날 올 4분기 돼지가격이 4천600~4천800원, 내년 1분기에는 5천~5천200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 김원태 연구원은 “최고가격이 형성되는 2/4분기에도 6천원대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특히 내년 4분기에는 4천원대의 돼지가격이 점쳐진 가운데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이 시기의 하락폭이 내년도 평균 가격을 좌우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저지방 부위가 가격 견인 가능성도
물론 변수는 있다. 참석자들은 높은 환율과 국제 돈가, 그리고 국내 경기를 주목했다.
한국육가공협회 최진성 부장은 “최근 국제돈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일반관세에 의한 후지부위 수입 오퍼가격이 kg당 4천600원에 이르며 국내산 가격을 웃돌고 있다”며 “더구나 육가공 판매량이 증가세에 있는데다 내년 설 수요를 대비한 원료육 구매 추세를 감안할 때 의외의 시세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더 이상 추가 할당관세 적용이 없을 경우 전지와 후지 등 이른바 국내산 저지방부위 수요가 증가, 지육가격 전체를 견인하면서 연말 돼지가격이 5천원을 넘어설수도 있다는 것이다.
축산기업조합중앙회 한수연 전무는 “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질 경우 수입육으로 갔던 정육 수요도 국내산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가격연동 시스템 시급
그러나 이러한 변수 역시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대대적인 소비홍보 사업 전개 등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산과 수입육을 확실히 차별화 할수 있도록 원산지표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는 물론 돼지이력제 도입도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수연 전무는 도매와 소매가격의 연동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대해 “전국의 농협 판매점이 가격연동을 주도할 경우 정육점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농협의 역할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주)선진 권혁만BU장도 국내 브랜드업체에 대한 마케팅 지원등 공격적인 국산돈육 소비활성화 대책을 강조하면서 “내년 4분기 가격폭락 가능성에 대비, 교배조절 등을 통한 출하시기 조절 방안도 양돈업계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