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평회 꾸준히 참여…가업 이은지 10년만에 쾌거
전국 방방곡곡 유명목장 찾아다니며 노하우 익혀
유제품 제조·그랜드 챔피언 2연승 달성위해 매진
경북 칠곡군 동명면 대흥목장(대표 최광현)의 ‘대흥 스테디 미스타 샘 400호’가 2011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영예의 ‘그랜드 챔피언’을 차지했다.
지난달 19, 20일 이틀동안 안성소재 농협중앙회 안성팜랜드에서 개최된 이번 품평회에서는 전국 81명의 낙농가가 156두를 출품해 17개 부문에서 열띤 경합을 벌였다. 특히 FMD로 인해 2009년, 2010년 행사를 개최하지 못해 3년 만에 나온 그랜드 챔피언이며, 대흥목장의 대표가 33살의 젊은 낙농인이라는 사실이 행사 후 주목을 받았다.
당시 출품축 심사를 담당한 존 크롤리 심사위원은 ‘대흥 스테디 미스타 샘 400호’에 대해 “등허리가 강하며 갈비 개장이 넓고 깊어 특히 유방의 용적이 매우 풍부하다”면서 “뒷 유방의 높이와 너비가 매우 넓어 보행이 자연스럽다”고 챔피언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83년 젖소 3두로 낙농을 처음 시작, 젖소 개량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 최정호씨가 2002년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면서 대흥목장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아들 최광현 대표가 가업을 이은지 10년도 안 돼서 전국 최고의 소를 생산해 낸 것이다. 다음은 젊은 낙농인 최광현 대표와의 일문일답.
-2011홀스타인품평회 그랜드 챔피언 수상 소감은.
▲품평회가 끝나고 아버지 묘소에 다녀왔다. 아버지도 함께 기뻐해 주셨으리라 믿는다.
품평회에 소를 출품한지 9년의 시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많은 상중에 최고라는 그랜드 챔피언이라는 결과 발표와 함께 아버지가 생각났다. 선친께서는 한 번도 품평회에 나간 적은 없지만 관심은 많으셨다. 어느 날은 품평회 허리띠 버클을 사놓으셨던 기억이 난다. 주변 여건 때문에 결국 출품은 못하시고 돌아가셨지만 아들이 그 꿈을 이뤘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아버지가 뿌려 놓은 씨앗들에 양념을 조금 가미해 그랜드 챔피언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 너무 기쁘다.
-품평회 준비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2003년부터 품평회에 소를 출품하기 시작했다. 첫해부터 겁 없이 3두를 출품했고, 다음해 4두, 그 다음해 5두를 출품했다. 시작부터 많은 두수를 출품하다 보니 참가에 대한 부담은 적었다. 문제는 올해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것이다. FMD 때문에 품평회 개최여부 조차 불투명 했었다. 예년에는 2개월 이상 준비했는데 올해는 20여일 정도 밖에 준비 기간이 없었다. 소를 곁에서 관리하기 위해 계류장 옆에 텐트를 치고 이틀 밤을 잤다. 직원들이 많이 고생했다. 또 경상도에서 함께 출품한 농장들과 우성사료 직원들이 자기일처럼 도와줘서 행사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품평회 수상 경력이 많은데 비결은.
▲2003년 품평회에 3두를 처녀 출품해 2부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것이 동기부여가 돼서 매년 출품을 하고 있다. 2004년에는 4두 중 10부 우수가 나왔으며, 2005년에는 5두를 출품해 4부 장려상을 받았다. 2006년부터 눈에 띄는 성적이 나오기 시작해 3두를 출품해 3부 우수, 7부 우수, 8부 4위를 차지했다. 2007년에는 준그랜드 챔피언을, 2008년에는 5두를 출품해 인터미디어트 챔피언을 수상했다. 비결이라면 젖소 개량에 대한 선친의 과감한 투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처음 목장을 맡고 소들이 많이 죽어나가 우유를 짜기 위해 젖소 10두를 구입하기도 했다. 목장을 물려받는다는 생각으로 축산학을 전공했지만 막상 맡고 보니 상황은 너무도 암담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전국의 유명한 목장을 찾아다니며 노하우를 배우고 익혔다.
-목장의 현황과 성적은.
▲현재 대지 3천평에 건평 1천500평인데 규모를 더 키우고 싶지만, 목장이 관광지 내에 위치해 있어 확장은 어려운 실정이다. 목장 부지를 옮길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목돈이 필요한 사항이라 선뜻 결심이 서지 않는다. 전체 소가 200두 정도 있는데 착유두수는 80여두이고 일일 납유량은 평균 2천900kg으로 두당 일 평균 36kg를 착유하고 있다.
-대흥목장을 어떤 모습으로 발전시킬 계획인가.
▲우선 올해 안에 HACCP와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획득할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으로는 우유를 가공해 만들 수 있는 요구르트나 치즈, 아이스크림 제조에 대한 사업성을 타진 중에 있다. 또 국내외적으로 그랜드 챔피언이 된 소가 연이어 그랜드 챔피언이 된 사례가 한 번도 없다. 또한 한 목장에서 그랜드 챔피언을 두 번 한 적도 없다. 이것을 목표로 다시 한 번 매진하겠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낙농역사를 새롭게 써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