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011.11.07 14:43:51
>>제1 주제발표 / 동물성 단백질 식품과 국민건강
박샛별 교수(아주대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신진대사·세포활동 관여 완전 단백질, 동물성 식품에 풍부
사람의 신진대사란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총칭하는 것으로 모든 물질과 호르몬, 뇌, 소화기관, 지방세포 간의 화학적 전달과정을 의미한다. 이 화학적 전달과정은 무엇보다 우리의 칼로리 소모 속도와 체중을 통제한다. 식습관, 식품의 질, 환경의 변화, 스트레스 정도, 그리고 육체적 활동은 음식을 처리하고 칼로리를 소모하며 체중을 통제하는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신진대사는 우리의 환경과 유전자, 습관에 따라 다양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
건강한 신진대사를 유지할 수 있는 식품은 건강한 지방, 천천히 흡수되고 혈당부하가 낮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탄수화물, 식물성 단백질과 기름기가 적은 육류, 항염증, 항산화성분들과 여러 가지 식물 영양소이다. 단백질의 섭취는 체중 1kg당 1~2gm은 돼야 하며 하루에 최소한 체중 1kg당 1.07gm은 섭취해야 한다. 콩이나 두부 등의 식물성 식품을 통해서도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지만 전체 단백질의 1/3은 동물성 단백질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상적인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비타민과 칼슘, 인, 요오드, 철분 등의 미네랄, 그리고 구리, 망간 등도 혈액과 세포 속에 적당량이 있어야 신진대사를 돕고 정상적인 세포활동을 도와서 몸을 건강하게 하므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하겠고 무엇보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사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
인체 내에서 단백질은 거의 대부분의 생체 대사에 관여하고 유전정보인 DNA를 구성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영양소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중요한 단백질은 모두 20여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10개는 필수 아미노산이라 하여 우리 몸에서 다른 물질로부터 합성이 불가능하므로 다른 생물이 만들어놓은 아미노산을 섭취하는 수밖에 없다. 20여종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단백질을 완전 단백질이라 부르며, 우유, 계란, 육류, 어류 등의 동물성 식품에 풍부하다.
따라서 필수아미노산이 결핍되지 않기 위해선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동물성 식품을 일체 먹지 않을 경우 철, 칼슘, 비타민 B12, 비타민 D, 엽산 등의 공급이 부족해 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하겠다.
>>제2 주제발표 / 한국 축산업의 가치와 인식제고
김경량 교수(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생산유발효과 44조 상회…국가 동력산업으로 자리매김
한국이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축산업도 농업과 마찬가지로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졌지만 축산부문의 생산은 꾸준하게 성장해 절대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은 국민들의 축산물 소비증가에 따른 공급부문의 적극적인 대응에 기인된 결과로서 축산물의 안정적 공급은 국민들의 체력과 체위향상에 크게 기여해 왔다.
이제 한국의 축산업은 산업적 기능을 중심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파악하고 이에 걸맞은 책임과 사회 기여가 요구된다.
2010년도 농업부문 중 축산분야의 GDP 생산액은 17조4천714억원으로 전체 농산업 생산액 41조6천774억원 중 41.9%로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산업연관표를 통해 분석한 결과 2008년 축산업의 총 생산유발효과(자체생산액+유발생산액)는 44조915억원으로 자체 생산액 13조3천9억원, 타 산업의 유발생산액 30조7천905억원을 나타냈고 축산업의 생산 활동은 자체 취업자 24만3천556명과 전 산업에 대한 유발취업자 32만1천285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 축산업은 자체 생산을 통해 2.3배의 타 산업 생산을 유발하고, 1.3배의 타 산업에 대한 새로운 취업자를 유발시키는 등 국가 경제적으로 중요한 산업이다.
그러나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의 안심 확보가 매우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축산은 잦은 질병과 규모화 및 집약사육에 따른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고 시장개방 확대 등 국내외 시장여건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인식제고 및 효과적인 대응과 지속적인 발전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한국 축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축산물의 개방 확대와 안전ㆍ안심에 대한 소비자 욕구 증대라는 환경변화에 대응해 축산업의 범주를 넓히고 동물자원산업으로서 경쟁력을 제고하며 고부가가치 창출, 안전ㆍ안심 확보, 차별화 마케팅, 신성장동력 창출에 기본목표를 두어야 한다.
>>지정토론
▲좌장 노경상 원장(한국축산경제연구원)=축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보고 그 결과를 모든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 국민건강과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오늘의 토론회는 매우 의미 있는 모임이 될 것이다. 축산인 스스로도 축산업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다가오는 다양한 시련에 도전해 새 시대에 우뚝 서는 축산업을 만들어야 한다.
▲김연화 원장(한국소비생활연구원/축산물과 국민건강, 이하 토론주제)=2010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평균 신장이 20년 전에 비해 6.4cm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축산식품 섭취로 인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 매우 중요한 ‘식량자원’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웰빙과 다이어트 열풍 등이 불러온 축산물에 대한 유해론 등이 식탁 문화 패턴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게다가 지난 FMD, AI 등으로 인한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최근 FTA 체결 등으로 인해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심화되어 수입고기로 향하는 소비자들이 우리나라 고기에 대한 입맛을 잃을까 염려된다.
앞으로 우리 축산업이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균형 있게 취하고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축산업으로서 안정화된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우리 축산물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 가장 우선적인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도축 단계에 적용하는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을 모든 유통단계, 즉 최종 판매처에까지 확대하고 쇠고기이력추적제와 음식점 원산지표시제의 정착을 통해 우리 축산에 대한 믿음 확보가 되면 소비자들의 식문화도 안정화로 갈 것이라 믿는다.
현재 소비자들의 축산물 안전성과 품질, 맛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데 2010년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80% 이상의 소비자들은 신선도, 안전성, 품질, 맛, 원산지 등을 육류 구매 시 가장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식생활에서 축산물에 대한 가치 인식은 믿음과 소통에서 구축된다고 믿는다. 축산업 종사자는 소비자 지향적 마인드 제고와 더불어 소비자가 감동하는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위해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고, 적극적 정보 획득에 대한 역량을 제고하여 정성을 다해 국민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축산물의 제1차적 역할이다.
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모두가 공감할 때까지 환골탈태 하는 노력이 절실할 때이다.
▲최윤재 수석부회장(한국동물자원과학회·서울대 교수/고기의 건강 및 의학적 중요성 교육과 홍보)=일반적으로 채식위주의 저칼로리 식단이 건강한 식단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새끼를 낳아 젖을 먹이는 포유동물로, 잡식동물이다. 따라서 균형 잡힌 식단이 건강 측면에서 제일 좋은 식단이다. 2009년 장수학회지(Gerontology)에 실린 일본연구팀의 논문 ‘중년기 때 식습관과 노년기에 일상생활장애 발병률과의 상관성’을 보면 중년기부터 고기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노년기에 일상생활장애를 덜 겪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09년 의학전문지 신경학회지(Archives of Neurology)에 실린 ‘근력과 알츠하이머병 발병률과의 상관관계(연구팀 : 미국 시카고 러시대학교 의학센터 치매연구센터)’ 등 고기 위주의 식습관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상당히 많이 발표됐다.
어떤 연구도 고기 섭취가 심장혈관질환에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는 가설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육식이 사람의 성장기뿐만 아니라 노년기에도 매우 중요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육류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고, 더불어 적절한 운동으로 에너지 소모를 함으로써 원활한 신진대사와 근지구력의 신장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우협회 등 축산단체를 통해 쇠고기의 건강 및 의학적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교육과 홍보가 더욱더 절실하다.
건강 위한 필수영양소 공급…축산물 섭취 필수
균형 잡힌 식문화 조성, 체계적 교육·홍보 절실
친환경·안전식품 공급 시스템 구축 자조 노력
▲김경주 회장(대한영양사협회·고려대 안암병원 영양팀장/동물성 단백질 섭취와 건강한 식생활)=식량 확보가 국가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잊을만하면 대두되는 육류 단백질 및 지방의 인체 유해론 주장은 국내 축산식품산업 발전은 물론 국민 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곡류, 채소류 등의 식물성식품의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보다 단백가가 떨어진다. 따라서 동물성 단백질은 완전단백질이라고 한다. 단백질은 과잉 또는 부족 시 여러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근육단백의 손실로 근육량이 감소해 근력 및 지구력이 저하되고 발육지연, 부종, 모발 손상과 탈모, 피부노화 및 탄력 저하와 손발톱도 건강하지 못하며 생리기능의 저하로 순환계, 소화계, 신경계의 기능 저하와 호르몬계, 면역계의 이상을 초래한다.
일반적으로 육류와 동물성단백질 섭취에 대한 경고는 과잉 섭취에 대한 문제점 제기이다. 그러나 생활 습관병의 주요 원인이 동물성단백질의 과잉섭취에 의한 것이고 따라서 채식과 식물성단백질로 대체해야 된다는 논리는 분명 잘못된 접근 방법이다.
국민에 대한 영양 및 식생활에 대한 교육과 정보제공은 단순히 어떤 식품이 어디에 좋고, 어떤 질병을 고치며, 예방 할 수 있다는 수준의 지식 제공이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건강하게 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잘못된 식습관과 식사환경을 교정해야 하고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 아동과 노년기의 노인의 영양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된 동물성단백질의 적정 섭취이다.
▲이승호 회장(축산관련단체협의회·낙농육우협회장/축산업의 중요성과 발전방안)=일각에서 축산물 유해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2010년 기준 전체 농업생산액 중 축산업의 비중이 42%에 달한다. 축산업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의 황폐화가 우려된다. 또한 안정적인 동물성 단백질 공급이 어려워진다면 국민건강과 식량안보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이 미래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식량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식량부족을 우려해 자급률을 높이고 있지만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사료용 곡물 포함)은 26%로 OECD 34개국 중 28위 수준이다. 이제는 세계시장에서도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식량대란 발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축산물이 국민들의 주식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축산업을 국가산업으로 보호, 육성하려는 정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식량무기화에 무방비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식량안보 체계 구축을 위해 정부의 중장기적인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농민들의 생산의지를 고취시켜 안전한 식품공급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FTA 등에 대응한 전방위적인 국가 지원이 시급하다. 소비자 인식 제고를 위한 축산인들의 자조 노력도 중요하다. 깨끗하고 안전한 축산환경 홍보를 통해 소비자를 설득하고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이정환 이사장(GS&J인스티튜트/축산업의 존재 이유)=축산물은 에너지는 물론 단백질 공급원, 특히 필수 아미노산 공급원으로 소비자에게 필요불가결한 식품이다. 그러나 축산물 공급을 꼭 국내 축산업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가 없는 한 영양공급을 축산업의 존재이유로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축산업의 존재이유는 수입품으로 대체될 수 없는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욕구에서 찾아야 한다. 국내산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는 맛일 수도 있고, 안전성일 수도 있고, 친근감일 수도 있다.
축산분뇨는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필수품이다. 토양유기물은 건강한 식물성장을 위한 필수품이고, 축산업은 이를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소스이다. 따라서 축산업은 건강한 농업을 위한 투입재 산업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제 축산업은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나라 축산업의 존재이유는 단순한 축산물 생산이란 패러다임에서부터 수입품으로 대체될 수 없는 국내산 축산물을 공급하고 건강한 농산물 생산을 위한 투입재를 생산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아름다운 농촌공간에 대한 도시민의 욕구를 충족하는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축산업은 이런 존재이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축산업의 선진화이다.
▲이환원 상무(농협중앙회/축산물과 국민건강 및 축산업의 가치)=1인당 축산물 소비량의 경우 미국은 연간 114.2kg, 호주는 93kg, EU 76.2kg, 중국 44.8kg 정도 섭취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38.8kg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 성인병의 주된 원인을 단지 육류섭취에서 찾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며, 문제의 핵심은 환경, 과식 등으로 인한 영양의 과다섭취와 불균형, 그리고 가공식품의 과다섭취,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으로 초래되는 총체적인 결과로 보는 것이 옳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린제이 앨런교수는 완전채식의 위험에 대한 실험을 통해 왜 육류를 섭취해야 하는지 알렸다. 한 집단의 어린이에게 매일 두 숟가락 분량의 고기를, 나머지에게는 고기와 같은 열량의 우유와 식물성 기름을 섭취하게 했는데, 그 결과는 충격적으로 소량이나마 고기를 먹은 아이들은 현재의 식습관을 유지한 아이들에 비해 근육량이 약 80%나 많았고, 우유와 기름을 먹은 아이들은 약 40%의 근육량이 많았다고 한다. 또한 식습관의 차이는 뇌 발달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에 관한 부정적 인식들을 해소하고 축산업의 진정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동물성 단백질의 균형 잡힌 섭취에 관한 적절한 교육과 홍보가 중요하다. 둘째 우리 축산업을 냉정히 되돌아보고 개선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축산물을 생산하려고 노력했는지, FMD, 고병원성 AI 등의 각종 질병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 하지만 축사환경 주변을 철저히 소독 하지않고 무관심으로 일관하지는 않았는지, 정확한 정보의 전달과 자체교육은 게을리 하지 않았는지 뒤돌아 봐야 한다. 안전한 축산식품 생산과 유통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당연한 권리이자 축산업계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축산업의 가치는 단순히 농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계량적 가치로 한정지을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과 사람 그리고 환경의 순환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세계가 식량확보 비상…자급률 높일 근본대책 시급
축산, 농촌경제 비중 넘어 환경순환 관점서 가치 인식
순기능 적극 알려 범국민적 신뢰산업으로 거듭나야
▲문현경 수석부회장(한국영양학회·단국대 교수/축산물과 축산업의 가치인식)=환경위생, 보건의료 환경, 전반적인 식생활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만성퇴행성 질환이 증가하면서 원인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일부 역학 연구에 의하면 육류의 과잉 섭취가 만성퇴행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도 있고, 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이 위험 요인의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축산물의 섭취가 건강에 안 좋은 것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단순한 섭취의 증가와 질병의 증가만 가지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실제 문제가 되는 것은 과잉 섭취이기 때문이다. 실제 혈중 콜레스테롤의 경우도 식품 중의 콜레스테롤이 기여하는 정도는 그렇게 많지 않다.
단백질의 전체적인 평균섭취량을 보면 증가했지만, 권장량의 75% 미만, 즉 부족이 염려되는 집단은 증가했다. 축산식품 소비를 증가시켜야만 건강이 향상되는 영양 취약 집단이 도리어 과거 보다 증가한 것이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영양취약 집단에게 축산물을 잘 섭취할 수 있도록 권장해 주어야 한다. 일부 과잉섭취 집단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 전반적인 내용으로 알려진 것은 문제다.
▲김재홍 이사장(대한수의학회·한국가금학회장·서울대 교수/동물성 단백질 식품과 국민건강 및 축산업의 가치와 인식 제고방안)=동물성 식품의 섭취량 증가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는 없지만 우리의 체격 및 체력 증진, 평균수명과 신장의 증가, 생활의 윤택함을 더하는 긍정적 기능 등 그 효과는 많다. 그러나 최근 가축 악성 전염병 발생으로 인해 축산농가와 축산물에 대한 국민의 혐오감이 깊어지고, 불량 축산물의 유통으로 소비자의 불신감이 높아진 점은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평균수명은 동물성 식품의 영향보다는 의료기술의 발달이 훨씬 크게 작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2010년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인의 평균 신장은 2003년 이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근대화 시기인 1979년 남자 평균 신장 167.7cm에서 2010년에는 남자 174㎝, 여자 160.5㎝이며, 놀랍게도 남녀 20대는 신장에 대한 머리의 길이 평균비율이 7.3 정도로서 40대 이상보다 0.1등신이상 커지고, 같은 키의 50대에 비해 다리가 2㎝가량 길어져 체형의 서구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동물성 단백질과 고영양, 고열량 식품의 섭취량 증가가 국민 체격의 변화를 가져온 가장 직접적 요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 축산업의 사회적 인식이나 위상은 1차 산업으로서 근대화 단계의 범주에 머무르고 있으며, 국가 예산체계에서도 생산성 만큼의 배려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축산물 생산현장을 소비자에게 공개할 수 있도록 위생관리 시스템을 확보하고, 소비자가 참여하는 연계행사를 통해 직접 위생관리 현장을 소개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양방향 소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동물성 식품 섭취의 긍정적인 부분과 순기능이 충분히 홍보돼 한다.
또 현 시점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접근하고 시급히 해결할 문제는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 확보 강화로 FMD와 고병원성 AI, 광우병, 브루셀라병 등으로 인한 국민의 혐오감을 완화시키는 주는 노력이다. 이와 함께, 항균성 약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균과 슈퍼박테리아의 출현, 항균성 약제 및 환경오염 물질 잔류 축산물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수적이며 축산과 수의 분야의 공조가 강화돼야 한다.
■기록·정리=신정훈 ■사진=이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