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FMD 후유증·마구잡이식 후보돈 입식 생산성 저하
여러농장 돈군 혼사·순치 실패…PRRS로 유사산 급증
모돈 생산성 악화가 양돈현장의 또다른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FMD가 발생했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상당수 양돈농가들이 모돈의 심각한 번식성적 하락과 유사산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FMD사태 당시 이동제한에 따른 사양관리의 어려움, 정액공급 차질 등으로 인해 모돈의 번식성적이 크게 떨어진데다 FMD가 지나간 부분살처분 농가나 발생지역 농가들은 그 이후에도 상당기간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다행이 시간이 흐르며 기존의 모돈들은 점차 생산성을 회복하고 있지만 이제는 새로이 생산에 가담하는 모돈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장 수의사는 “전반적으로 모돈의 생산성이 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특히 PRRS가 문제가 된 농장에서는 유사산이 60%를 넘어서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유사산이 시작되면 보통 두달 가까이 지속되는데다 태어난 자돈역시 얼마안가 폐사, 해당농장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내년도 돼지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이같은 추세는 후보돈의 품질하락과 관리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FMD로 야기된 후보돈 공급부족으로 많은 종돈장에서 ‘선발’ 과정을 거치지 않은채 저품질 번식용씨돼지(F1) 분양이 이뤄진데다 이른바 ‘F2'로 불리우는 비육돈 암퇘지 입식 추세가 만연된 상황에서 후보돈관리까지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현장수의사는 “F2를 입식했다고 해도 돈군폐쇄가 들어가면 그나마 괜찮다. 예전처럼 4~5달에 걸쳐 입식이 이뤄지면서 다른 농장의 F2는 물론 F1까지 섞여 들어가면서 완전히 망가진 농장이 한두곳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 자가선발 농장의 경우 격리와 순치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채 적정일령에 앞서 초교배를 실시, 낭패를 보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후보돈 입식부터 신중을 기해줄 것을 양돈농가들에게 거듭 당부하고 있다. 가급적 강선발을 거친 F1을 선택토록 하고 F2 입식이 불가피할 경우 질병검사와 격리, 순치 등 후보돈으로서 기본적인 관리에 철저, 최소한 PRRS 안정화 과정은 거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농장의 돼지입식은 절대 금물이라는게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