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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취지 살려야”

■초점 / FMD백신 국내생산, 무엇을 얻게 되나 ③

김영길 기자  2011.11.30 10: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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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해야 한다. 그리고 잘해야 한다.” 잘한다면, 취지를 살릴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괜한 짓 했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 FMD백신 국내생산을 두고, 지난 3월부터 논의가 시작됐으니, 벌써 반년 이상 흘렀다. 물론 수차례 회의와 시장조사, 협상 등을 거치면서 건진 것도 많다. 하지만, 외형상으로 보면, 맨 처음 그대로다.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을 뿐이다. 


항원공급 업체 선정 등 산넘어 산…일정 차질에 전문가들 한목소리
 5개메이커 선정 불구  해외 항원업체 “1개사 기술이전”
사후관리 주체·기존 백신 뛰어넘는 품질 확보 등 과제 


우선, FMD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 그 자체가 넘어야 할 산이다.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항원공급 업체 선정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아예, 국내생산이 쉽지 않은 일이 돼 버렸다. 
당초 내걸었던 내년 상반기 공급은 이미 물건너갔고, 수정제시한 내년 하반기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국내업체들은 항원공급 업체를 찾아서 전세계에 발품을 팔았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원위치로 돌아왔다. 오히려, 기존 완제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외국 업체들(인터베트, 메리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만 확인한 꼴이 됐다.
다만, 최근 들어서, 국내업체로부터 입찰 등 항원공급 업체 선정절차가 나온 것으로 위안을 삼을 만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갈 길이 멀다. 겉으로는 국내업체들이 외국 항원공급 업체를 선정하는 모양새이지만,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외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외국업체는 각각 국내 한 개사에만 기술이전을 해줄 수 밖에 없다고 제시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내업체 입장에서는 이들 외국업체를 뽑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렇게 되면, 국내생산 적합업체 5개 메이커 중 2개사는 FMD백신을 생산하겠지만, 나머지 3개사는 판매 등 부수적인 부분만 담당하게 된다.
기술이전 과정 역시, 순탄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설이라든가, 기술력 등이 FMD백신을 생산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어서다.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서 FMD백신을 생산했다고 해도, 불안불안 좌불안석이다. 바로, 품질적인 면이다. 외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기 때문에 지금 쓰고 있는 수입완제품이 품질 상한선이다. 
수입완제품 품질을 두고서도 부작용, 항체형성률 등에서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나왔다. 국산제품이라면, 클레임이 더 들끓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전업농 이상의 경우, 백신가격의 50%를 내야한다. 공짜 백신에도 말이 많았는데 ‘내돈 주고 산 백신’이라면 오죽하겠는가.
이 밖에 판매, 사후관리 등을 놓고, 업체간 또는 업체와 방역당국간 책임공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최고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일정에 쫓겨서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조금 늦더라도 잘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