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노금호 기자]
고곡가·HPAI 여파 농가 적자그늘에 가려
자조금 거출액 ‘100원서 50원’ 하향조정
식용란 수집판매업 신설…위생관리 강화
2011년은 산란업계로선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산란업계는 올해 고병원성 AI로 큰 역경과 마주하며 한 해를 시작했다. AI 발생에 따라 전체 산란종계 사육수수 중 30% 이상이 매몰되면서 연초부터 산란계 병아리 공급에 큰 차질을 빚었다. 그 여파로 산란계 병아리는 물론 산란중추가격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 농가들의 부담을 키웠다.
여기에 이상기온 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로 지난해 추석부터 뛰기 시작한 난가는 올해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높은 계란가격은 산란농가 소득 성적표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병아리와 중추 가격강세에 사료가격 인상까지, 생산비가 늘어나는 상황과 생산성 저하현상이 겹치면서 실제 농가에서 거래된 계란 가격은 고시가격을 훨씬 밑돌았다.
2010년 상반기 6천300만 수까지 늘어난 산란계 사육수수는 올해도 크게 줄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농장에서 거래되는 계란가격 하락현상이 나타났다. DC폭은 30원에서 40원대로 늘어났다. 12월 현재 산란계 사육수수는 6천200만 수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환우를 통한 노계군 사육농가의 증가로 계란생산성은 크게 하락했다.
생산비 증가와 생산성 저하 속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산란농가들의 어려움은 일 년 동안 계속 가중돼왔지만,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은 산란업계 내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모색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대한양계협회는 수급안정화 대책으로 정부가 내놓은 산란 실용계 150만수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에 따라 산란용 병아리 수입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연초에 주춤했던 초생추 입식은 5월을 지나면서 정상수준으로 회복됐다.
대한양계협회와 농협은 계란유통구조 개선 방침으로 광역단위 계란 집하장 설치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한국계란유통협회가 강력히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섬에 따라 설치 여부에 관심이 쏠린 한해였다.
산란계자조금측은 농가 거출률 향상을 위해 지난해 100원이었던 거출금액을 50원으로 낮췄다. 이로서 거출률은 지난해 보다 높게 올라간 것은 사실이나, 거출금액이 줄어 금액을 다시 올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거출된 자조금은 비수기인 7~8월에 집중적인 소비홍보를 통해 계란가격을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시키는데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올해는 식용란 수집판매업도 신설됐다. 정부의 계란위생관리종합대책에 따라 4월1일부터 축산물위생관리법이 강화되면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계란은 포장의무와 유통기한을 명시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계란에 대한 위생관리를 강화해 수집 판매를 위해서는 식용란 수집판매업 영업신고를 관할 시군구에 하도록 했다.
그러나 식용란 수집판매업 영업신고는 지역에 따라 다른 잣대가 적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부시군지역에 따라 신고는 받아주면서도 계란창고를 건축법상 근린생활시설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한편 내년 1월1일부터 계란 난각에 생산자명 또는 판매자명 표기가 의무화됨에 따라 식용란 유통관리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이면에는 현실적인 계란유통구조상 판매자(유통인)들이 생산자에게 표기를 떠넘겨 농가 부담만 늘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다사다난했던 2011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곧 임진년 새해가 밝아온다. 올 한해는 대내외적인 환경악화로 산란농가들은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내년에는 시장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규격화된 위생관리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장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