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FMD 백신의 특성과 올바른 사용(下)
박 최 규 연구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돼지에서의 접종시기와 회수에 대한 검토
돼지에서 항체양성률이 낮은 이유는 백신의 보관 및 유통 문제와 접종방법 그리고 접종자의 문제 외에도 접종시기와 회수에 대한 문제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FMD 예방약을 자돈에게 접종할 당시 자돈에게 높은 수준의 모체이행항체(초유항체)가 남아 있다면 이 항체가 FMD 백신에 의한 면역반응을 간섭하게 되어 백신의 효능이 감소될 수 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한국의 여러 양돈장을 대상으로 모돈의 면역수준과 자돈에게로 넘어가는 모체이행항체가 언제까지 지속되는지를 파악하고, 만약 8주령 접종시기에 남아있는 모체이행항체가 백신의 면역을 간섭한다는 사실이 증명된다면 자돈의 예방접종시기를 8주령 이후 10주령 또는 12주령 등으로 접종시기로 뒤로 미루어 조정해야 한다.
둘째, FMD 백신이 소에 비하여 돼지에서는 면역형성률 자체가 낮을 수가 있다. 제조회사에서는 자돈에 대한 예방접종을 8주령과 12주령에 2회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발표된 문헌에 의하면 면역이 없는 2개월령의 돼지에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예방약과 동일한 조성인 O1 Mannisa주 항원량이 6PD50인 백신을 1회 접종한 결과, 접종 1개월 내에 항체가가 충분히 형성되었으며, 이후 6개월까지 일정한 항체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우리나라보다 먼저 돼지에 대한 FMD 예방접종을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있는 대만에서 보고한 학술자료에 의하면 분만전 3~4주에 예방접종한 고면역모돈에서 태어난 자돈에게 대만분리주로 만든 항원량 6PD50인 불활화백신을 다양한 시기에 접종하고, 출하시기인 24주령에 야외 바이러스를 공격접종한 결과, 고면역모돈의 자돈의 경우에도 8주령에 1회 접종만 하여도 출하일령에 까지 방어가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따라서 1회 접종법으로 예산과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실험적인 결과와 우리나라 야외 상황은 다를 수가 있으므로 만약 폭넓은 조사를 통하여 현재 사용 FMD백신이 1회 접종만으로 돼지에서 충준한 면역을 형성시키지 못한다고 하면 2차 보강접종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
◆앞으로의 방역은
FAO에서 제시하는 국가별(지역별) FMD의 발생 및 방역단계는 0단계에서 5단계까지 6개 단계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나 아직 청정화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3단계 수준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예방접종 실시 청정국(4단계) 지위를 획득하고, 장기적으로는 예방접종 비실시 청정국(5단계)으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조기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축산농가가 예방접종을 철저히 해나가는 동시에 바이러스의 유입과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감수성 있는 동물집단에서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 80% 이상의 면역 형성률이 필요한데, 양돈농가의 면역 형성률이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방역상 중요한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우선은 축산농가에서 FMD 예방접종을 제대로 해야 한다.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동일한 수의 모돈과 비육돈을 채혈하여 검사하였는데도 농가에 따라 항체 양성률이 100%에서 20% 정도 수준까지 매우 다양한 편차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심할 경우 0%인 농가도 있었다.
만약 50% 이하의 낮은 항체 양성률이라면 백신의 보관상태가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백신을 공급 받았을 때와 백신을 접종하기 직전 반드시 백신의 상태를 확인하여 층이 생기거나 침전물이 생긴 백신은 이상이 있는 것이니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 외의 항체 양성률이 일정하지 않게 오르락 내리락 한다면 백신 접종 기술의 문제이다. 그러나 평시처럼 예방접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체 양성률이 낮게 나타난다는 농가의 호소 앞에서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농가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다각적인 원인 분석을 통하여 현장 조건에서 항체 양성률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농가에 제공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