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6개월령 55만원에 구매…생산비도 안돼
송아지 없애기보다 육우값 상승에 집중을”
정부가 육우산업 안정대책으로 송아지 고기 요리개발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한마디로 송아지 고기를 판매하는 것은 육우산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육우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젖소 수송아지 가격 안정을 위해 송아지 1천마리를 55만원 내외로 구매해 송아지 요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에 대해 낙농가는 물론 육우농가들은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는 10일 성명서를 통해 “송아지 요리로 육우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소 뒷걸음 치다 쥐를 잡겠다는 격”이라며 “차라리 애완용으로 국민들에게 파는 것이 낫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육우 송아지 요리 개발은 근본대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달 1만두의 송아지가 생산되는데 낙농목장의 경영난을 가중 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조차 없을뿐더러 소비자의 기호조차 파악되지 않은 송아지 고기 요리개발은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한 대책에 불과하다”며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으로는 현 사태를 막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육우농가들은 6개월령 송아지를 생산비도 안되는 55만원에서 구매하겠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안성육우지회 정덕훈 지회장은 “초유떼기 송아지를 2개월간 분유를 먹여 사료를 먹일 수 있을때까지 키우는데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20만원 내외가 소요되고 여기에 4개월간의 사료값만 4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며 “6개월간의 노력에 대한 댓가는 고사하고 생산원가도 안되는 55만원에 구매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포천에서 초유떼기를 키워 사료배기로 판매하고 있는 한 농가는 “육우 송아리를 2개월 이상 키우는데 최소한 20만원이 소요되고 여기에 인건비로 15만원 정도를 더해 판매하고 있다”며 “송아지 값이 아무리 없다고 해도 최소한의 비용이라는게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송아지를 없애는 것은 장기적으로 육우농가들을 말살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낙농육우협회 최현주 육우분과위원장은 “육우 송아지의 경우 낙농업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산물로 목장수가 줄어들고 있어 갈수록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그런데 육우농가들의 기반인 송아지를 없애겠다는 것은 육우농가들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격”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전업 육우농가들의 사육규모만을 보면 송아지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육우 송아지를 구하지 못할 경우 결국 육우농가들이 한우로 전업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게 되면 한우 불황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며 “결국 육우대책은 육우값을 올리는데 집중해야만 하고 육우값이 오르면 송아지값은 자동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